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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 소설 에세이34

죽은 자의 집 청소, 특수 청소부 하드웍스 김완 독후감 후기 리뷰 부탁하건대, 언젠가는 내가 당신의 자살을 막은 것을 용서해주면 좋겠다. 나는 그 순간 살아야 했고, 당신을 살려야만 내가 계속 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나는 아직 배에서 내리지 않았다. 우리는 여전히 함께 배를 타고 있다. 그것마늠은 오래도록 잊지 않을 것이다. 죽은자의 방을 말끔하게 청소해야하는 '특수 청소부' 김완, 학창시절에 시를 쓰고 싶어 도전하다가 여기저기 해외로 건너 살아 도쿄에서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되고 국내로 돌아와 특수 청소 회사를 차려 죽은자의 방을 청소하는 일을 하고 살고 있다고 합니다. 해당 유튜브 쓰던 물건, 핏자국, 오줌자국, 냄새까지. 죽은사람의 모든 흔적을 완전히 깔끔하게 없애는 일. 누군가 홀로 죽으면 일이 시작되는 서비스. 그리고 이제서야 수많은 언론들이 조명.. 2020. 11. 22.
김려령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 리뷰 독후감, 완득이 이은 청소년 만세. 삼촌에게 속아넘어가 온 식구가 비닐하우스로 이사를 오게 된 현성이네 식구들. 그래봐야 식구는 엄마 아빠 현성 세 명 뿐이지만, 그들의 꿈과 희망은 이미 산산조각나있습니다. 비닐하우스도 철거를 앞둔 어떤 화원의 비닐하우스 였습니다. 하지만 현성이는 매번 밝고 씩씩해서 오히려 이 허름진 일상에서 웃음을 찾아냅니다. 을씨년스러운 폐비닐하우스를 거들먹 거리면서 새로운 모험심도 생기고요. 가장 큰 힘이 되었던 것은 새로운 학교로 전학가서 유일하게 먼저 말을 걸어준 장우입니다. 장우의 가정은 엄마 아빠의 이혼과 재혼으로, 현성이네와는 다르게 또 복잡한 가족이야기를 갖고 있습니다. 친구가 뭔가요. 같이 용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 아닙니까. 하여 현성이와 장우는 무서워서 가지 못했던 비닐하우스를 용기내어 가보기도 하고.. 2020. 11. 16.
여행 에세이에는 항상 음식 실패가 없더라. 포트 커피라고 해서 큰 포트에 많이 줄 줄 알았더니 그냥 작은 도자기 포트에 담긴 커피였다. 끄더운 우유가 곁들여졌다. 커피가 몹시 진해서 바로 우유를 부었다. 그리고 나온 프렌치토스트. 얇지만 겉은 바삭하고 안은 부드러웠고 진한 계란과 우유와 밀가루와 설탕의 조화가 훌륭했다. 위에 올려진 라즈베리는 알이 굵었고 메이플시럽은 진했다. 나는 히틀러가 장기투숙했다는 이 호텔을 좋아하게 되었다. 너무 힘들고 너무 좋아서 얼이 빠진 채로 창밖만 본다. 눈 쌓인 빈의 거리는 분주하다. 빨간 트램이 지나갔다. -오지은 [이런 나라도 즐겁고 싶다] 27p 여행 에세이가 이런 건가. 이토록 훌륭하지 않은 음식에 대해서 훌륭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생각해보니 여행 에세이는 읽은 책이 단 한 권도 기억나지 않는다. 나.. 2020. 10. 25.
김애란 물속골리앗. 더위를 참기 힘든 어느날에. *본 글은 2018년에 쓰여진 글로, 개인 브런치에 적었던 리뷰입니다. 그 밑에는 놀랍게도 먹을 것이 있었다. 라면 한 개와 1.5리터짜리 사이다 페트병이었다. 라면 봉지를 손으로 만져봤다. 바스락 소리를 내는 게 아무리 만져봐도 진짜였다. (...) 허둥지둥 비닐을 뜯어 생면을 입안에 우겨넣었다. 너무나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맛이었다. 이번에는 사이다 병뚜껑을 따 한 모금 마셔봤다. 꿀꺽꿀꺽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액체가 시원하고 알싸했다. 나는 좀 더 적극적으로 사이다를 들이켰다. 컴컴한 입안에서 작은 불꽃놀이가 일어나는 느낌과 함께 살짝 매캐한 눈물이 났다. 어둠 한 가운데서 알전구를 씹어먹는 기분이었다. 그것은 아주 짧은 순간 몸속에서 환하게 타올랐다 이내 사그라졌다. -김애란 단편 소설 [물속 골리.. 2020.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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