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에게 속아넘어가 온 식구가 비닐하우스로 이사를 오게 된 현성이네 식구들. 그래봐야 식구는 엄마 아빠 현성 세 명 뿐이지만, 그들의 꿈과 희망은 이미 산산조각나있습니다. 비닐하우스도 철거를 앞둔 어떤 화원의 비닐하우스 였습니다. 하지만 현성이는 매번 밝고 씩씩해서 오히려 이 허름진 일상에서 웃음을 찾아냅니다. 을씨년스러운 폐비닐하우스를 거들먹 거리면서 새로운 모험심도 생기고요.
가장 큰 힘이 되었던 것은 새로운 학교로 전학가서 유일하게 먼저 말을 걸어준 장우입니다. 장우의 가정은 엄마 아빠의 이혼과 재혼으로, 현성이네와는 다르게 또 복잡한 가족이야기를 갖고 있습니다. 친구가 뭔가요. 같이 용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 아닙니까. 하여 현성이와 장우는 무서워서 가지 못했던 비닐하우스를 용기내어 가보기도 하고, 둘만의 공간 그러니까 아지트 같은 곳을 만들어 서로 가져온 라면도 먹고 속 안에 있는 이야기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장우는 '아무것도안하는녀석들'이라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면서 사람들에게 응원을 받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할 일도 많아지고 신나는 하루를 보내게 되죠.
'아무것도안하는녀석들' 동영상이 인기를 끌자 속편을 계속해서 업로드하는 장우를 보면서 어른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전에, 삼촌에 거짓말 때문에, 혹은 파혼과 재혼으로 뒤덮힌 얼룩덜룩한 가정환경 때문에, 엄마 아빠의 시도때도 없는 싸움때문에 복잡하지만, 장우와 현성이는 자신만의 평범한 일상과 자아를 스스로 찾아나갑니다.
김려령 작가의 대표작으로는 [완득이]가 있지요. 아마 대한민구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은 못 읽고 영화도 못봤어도 완득이 하나쯤은 기억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아한 거짓말] 또한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그 외에도 소설 [가시고백] [샹들리에] [너를봤어] 등으로 소설가로서 탄탄한 지층을 갖고 있는 작가입니다. 서울예대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고, 소설책보다는 동화책으로, 초등 6학년부터 중등 3학년까지 읽을 수 있는 책들로 많이 유명한 김려령 작가입니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실컷 웃는 날이었다
장우가 다가와 아지트에 가자고 했다.
"오늘 학원 가는데"
"치사하다. 나는 너 때문에 몇 번이나 빠졌었다"
어떡할까 마침 숙제도 못했다. 에이, 모르겠다. 나는 문제집을 가방에 넣고 일어났다. 안 간 지가 꽤 돼서 궁금하기도 했다.
그리고 친구한테 치사해지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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