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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아티스트&음반

키스 재럿의 즉흥연주. 따뜻함과 절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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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에 마일스 데이비스나 아트 블레이키와 함께 작업했던 키스 자렛. 주로 스탠더드 한 곡을 연주했던 그는 클래식을 약간 가미해서 음반을 내곤 했는데, 70년대 후반부터 돌연 즉흥 실황으로만 음반을 내고 있다. 하여 그의 거의 모든 음반은 즉흥연주로만 된. 콘서트에서 실황으로 녹음된 것으로만 앨범으로 나온다. 그중에서 쾰른 오페라하우스 실황 앨범에 <The Koln Concert part1>은 300만 장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며,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음반으로 손꼽힌다. 

 

유튜브로 보면 키스자렛의 표정은 가관인데, 그 음악을 같이 들어보자. 어느세 키스 자렛의 표정을 따라하게 될 것이다.

 

그의 피아노 연주는 괴상하다. 나는 앞서 진푸름 색소포니스트의 색소폰 부는 표정을 보면서 사람 참 억울하게 변하는구나. 하고 포스팅을 한 적이 있었는데, 키스 자렛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자신이 연주하는 분위기에 힘입어 페달을 마구 밟으면서 연주하기도 하고, 대변 참는 것 마냥 일어섰다 앉았다. 표정은 왜 그리고 억울한 건지 잔뜩 찌푸리는데 그 찌푸리는 인상도 계속 일그러지며, 어깨와 허리는 계속 비틀면서, 또 이상한 허밍이나 빠빠빠 뿌뿌 같은 소리를 내면서 연주하기도 한다. 정말 피아노를 치면서 할 수 있는 모든 뒤틀림을 보여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아노에 음에는 손색이 없다. 움직임에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를 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한 인터뷰에서 기자가 '왜 연주할 때 표정과 몸이 뒤틀리는가?' 질문하니, '우리 몸 안에 음악 단자가 있다면 연주해야 맞지 않을까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MUNICH 2016 (2019년 발매)

 

아무튼 그런 키스 자렛의 앨범이 2019년에 실황 앨범으로 또 돌아왔다. <Munich 2016>은 2017년 이루에 공식적인 작품 활동을 멈춘 뒤 가장 최근에 그를 찾아볼 수 있는 앨범이다. 앨범마다 각각 10여 분대의 러닝타임을 자랑하는데,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아름답고도 선명한 멜로디로 청자를 압도한다. 흔히 재즈가 10분이 넘어가면 7분 즈음에 아티스트가 본인의 음악에 심취해 빠른 템포로 솔로로 진입,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느낌으로 격렬하게 요동 치곤하는데, 어째선지 키스 자렛의 피아노 선율은 갈수록 감동적이며, 상당히 정제된 느낌이다. 게다가 이 모든 음악의 파도가 즉흥연주라는 점이다. 그가 터치하는 피아노는 새삼 호강일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KEITH JARRETT

 

 

 

여담이지만 키스자렛은 완벽주의자다. 무대 위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데 관객이 플레시를 터트리자 연주를 하다말고 바로 퇴장해버린 사례도 있다. 게다가 키스 자렛은 무대에 들어가기전 하나의 코드만 생각하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날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피아노 앞에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고, 오히려 관객이 시근땀을 쥐게하는 느낌이 연출 된 적이 있다. 뒤이어 같이한 동료가 "D샾!"이라고 말하자 키스 자렛은 번뜩 듣고는 "어! 땡큐!" 하며 연주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의 성격에 닮지 않게 젊은 시절에는 왜 밥아저씨 뽀글 머리를 하고 다녔는지 모르겠다. 지미핸드릭스 처럼 기타 치는 사람 같기도 했는데, 아무튼 지금이 훨씬 브래드 멜다우 같고, 신세대 스타 같다. 짧은 머리 스타일로 항상 음악 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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