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블레이키를 아시나요. 아마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질문에 헛웃음을 내실 겁니다. 재즈를 즐겨 듣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그는 아주 유명한 드러머이자 재즈 메신저스의 리더입니다. 사실 저는 아트블레이키의 곡을 많이 알지 못합니다. 기껏해야 Moanin' ... 한 곡 밖에 모릅니다. 그래서 한동안 열심히도 아트블레이키의 곡을 들었는데, Moanin' 말고는 대단히 좋은 음악이 없는겁니다. 그렇습니다. 만약 Moanin' 외에도 아트블레이키의 어떤 곡을 좋아하시는 분 계시다면 스킵하셔도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 아티스트를 처음 들어보신다면 위에 음악부터 한 번 들어보시죠. 잠깐만 틀어도 '어.' 하실 겁니다.
아트 블레이키는 10대 어린시절어린 시절 피아노를 연주했습니다. 악기를 다루고 싶어 시작한 어린 시절, 악보도 없이 음악에 대한 가르침도 없이 그저 피아노를 뚱땅거렸답니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독학했지만, 마침 어느 연주회를 보러 가게 됐고, 그 연주회에서 아트 블레이키 자신은 '아... 피아노는 칠 수 없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무려 자신보다 네 살 어린 천재 연주자 에럴 가너의 연주를 듣고 나서였다고 하네요. 참 이런 면에서는 뭐랄까... 포기가 빨랐네요. ㅋㅋㅋ
그 후에 시드 캐틀릿, 칙 웹 등등. 수준급의 드러머들에게 레슨을 받았습니다. 그런 수준급 드러머들에게 연주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오로지 아트 블레이키 본인만의 열정이었습니다. 무턱대고 가서 가르쳐주십쇼.. 네? 제봘요. 부탁해유 네ㅔㅔㅔㅔ?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공통점은 물론 대부분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났다는 설정도 있지만, 불우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다짜고짜 밀어붙이는 성격이 성공적인 사례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독학을 해서 그런지 악보를 안봐도 음악을 한 번만 들으면 거의 독보적으로 머릿속에 채보가 되는 아트 블레이키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1950년대 비밥을 이끌어가던 아트블레이키와 함께한 사람은 지금도 유명인으로 많이 있습니다. 척 맨지오니, 키스 재럿, 윈턴 마셜리스 등등이 대표적으로 재즈 메신져스 출신이기도 하죠.
1990년대에는 우리나라에 내한공연도 한 번 왔었습니다. 한국 재즈계의 원로이신 류복성 퍼커셔니스트가 공항으로 배웅까지 나갔는데, 공연장에서 아트블레이키가 리허설을 하는 도중 류복성에게 위스키 한 병을 사 오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에 류복성은 남대문 시장에 조급히 달려가 위스키를 사 왔다고 하는 썰도 있습니다. 아니, 공연 전에 위스키를 마신다고? 류복성이 말했겠군요. "형. 제정신이야?"
아무튼, 근래에 Art Blakey & Jazz Messengers original 5CD 앨범을 구매하고, 아트 블래이키에 대한 역사, 그리고 좋은 곡을 몇 개 포스팅해보려고 했다만, 아무리 들어봐도, Moanin' 외에는 다른 추천할 만한 곡이 없어서 슬펐습니다. 대부분 아프리카 지방에서 뚜둘리는 젬배 느낌의 음악들인데, 저 혼자 들으면서 춤출 순 있어도, 도무지 커피와 와인을 한잔씩 하면서 들을 음악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미 Moanin'과 가까워졌다면, 제가 듣는 이 음반도 추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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