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싱어를 찾아보신 적 있나요? 분위기 좋은 재즈 싱어는 찾기 참 찾기 쉽습니다. 왜냐면 우리 머릿속에 그녀들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선명하게 기억되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목소리 톤과 빠르기, 높낮이에 따라서 재즈 여성 싱어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그저 <Don't know why>를 불렀던 노라 존스,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를 불렀던 잉거 마리 건더슨을 얘기할 뿐입니다. 그녀들의 목소리는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그녀들의 노래를 듣다 보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죠.
이런 싱어들은 어떤가요. 엘라 피츠제럴드, 세라 본, 커린 베일리 레이. 부드럽지만 강렬한 인상. 뭉글거리면서도 단아한 느낌의 재즈 싱어들 말입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면 지금 이야기 할 재즈 미어 혼(Jazzmeia Horn)이 있습니다.
보컬리스트 재즈미어 혼은 이번 앨범이 두 번째 앨범입니다. 앨범에 수록곡을 전부 본인이 작곡했다고 합니다. 역시 그녀가 부르기 편하고 또 본인이 매력적으로 어필될 수 있도록 작곡된 트랙일 텐데. 작곡의 의미가 잘 전달된 것 같습니다. 편안하게, 또는 흐느끼며 부르는 재즈 싱어의 편견을 부수는 느낌이랄까요. 아름다운 음색과 더불어 넓은 음역대가 돋보이는 트랙들입니다. 게다가 노래를 부르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이곡을 만들었어. 모든 것을 사랑으로 감싸 안을 거야. 같은 포용심도 보이는 듯합니다.
또 재즈싱어의 특징이자 굉장한 장점이 한가지 있습니다. 바로 '싱어의 솔로'인데요. 띄부부붐 빠라라 뚜루바아와와와 하는. 아무렇게나 중얼거리는 것 같은 이 노래의 한 부분은 아무렇게나 중얼거리는 게 아니더군요. 전부다 피아노의 한 음, 트럼펫의 한 음, 콘트라베이스의 한 음처럼 음악을 연주하는 특기라는 겁니다. 제 사견입니다만 싱어 솔로는 재즈 미어 혼이 가장 전율을 일으킵니다.
수많은 여성 재즈 싱어들은 솔직히, 유명해진 하나의 곡으로 그대로 가라앉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 그 보컬. 이게 유명하지. 그러고 또 앨범 나왔나?' 라고 얘기하기도 하고. 또는 '전처럼 멋진 음반은 아니네.' 하며 예전에 틀었던 명곡만을 되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즈 미어 혼의 앨범은 이번이 두 번째 앨범이며, 첫 앨범보다 진일보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직접 애정을 담아 모든 것을 관여했다고 하니, 그녀의 싱어송라이터 기질이 돋보이는 음반이기도 하겠지요. 앞으로의 또 한 걸음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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