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이 책은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글을 쓸 수 있다.'는, '나의 글'이라는 목적과는 다르다. 그야말로 책 제목처럼 '세상을 바꾼다.'는 광활한 의미의 목적에 방점이 찍혀 있다. 책 쓰기나 글쓰기에 대한 방법론에 주어진 책이 아니라는 말이다. 서로가 의견이 촘촘히 대립해서 비로소 터져버릴 듯한 싸움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글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끔 지친다. 하지만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서 세상을 연결하고 치유하는 힘이 있다고 주장한다.
일단 저자는 '온 힘을 다해서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는 지' 묻는다. 혼신의 힘을 다해서 생각하고 글을 써 내려갈 수 있는지 묻는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자신만의 고유한 글을 써 내려가면서 상대방을 치유할 수 있고, 나아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글쓰기를 할 수 있는지 소개하고 있다. 그렇게 써 내려간 글들이 '연결'되면 그것이 혁명이라는 저자의 말에 감탄했다.
세상을 잇는 글을 쓰는 우리 작가는 이분법을 피해야 한다. 흑백논리로는 다른 사람의 흑백논리를 깰 수 없다.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사고방식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기에는 빈칸이 너무나 많다.
-p131
심리학자가 이끄는 글쓰기의 핵심은 '치유와 연결'
저자 메리 파이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임상심리학자다. 이전에 미국심리학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두 번이나 수상한 바 있는 저력 있는 심리학자다. 또, 전 세계 의료 전문가와 학생, 공동체를 대상으로 강연하며. <리바이빙 오필리아> <나는 심리치료사입니다>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 등 11권의 책을 집필하고, 최근에 집필한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는 10대 사춘기 소녀들에게 자아정체성을 찾아내는 과정을, 노년에는 나이 들며 발견할 수 있는 희열을 생생하게 적어 내려 가 깊은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저자의 첫 원고가 마흔즈음에 발표가 되었고, 꾀 늦은 나이에 작가로서 활동했지만, 그녀는 나이와 글쓰기가 무관함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쏟아내었다. "글쓰기와 심리치료는 사람들을 꼭 목표로 전진할 수 있게 만든다."는 모토로 개성 있는 글쓰기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그녀의 글을 읽다보면 글을 못 쓰는 사람도, 책을 읽는 습관이 없었던 사람도 조금씩 독서의 긍정적인 씨앗을 품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진솔하게, 공감과 연대의 손으로.
'사람은 누구나 아마추어 심리학자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라는 말은 참 신빙성이 없다. 하지만 심리치료사가 하는 말이라면 어떨까. 믿을만하지 않을까? 단순히 글자만 늘려가며 가독성을 흐리는 문구들이 태반인 이런 시대에. 메리 파이퍼의 이 책 <나의 글로 세상을 1밀리미터라도 바꿀 수 있다면>은, 더 대담하게, 또 진솔하게, 일단 글쓰기를 시작하게 만드는 것 같다.
빈 페이지는 수영장의 차가운 물과 같다. 다음에 벌어질 일이 두렵고, 미뤄야 할 그럴듯한 이유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리는 변명을 늘어놓을 수도 있고 지레 겁을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순순히 물러날 수 없다. 과감하게 뛰어들어야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뛰어들었다 해도 몸에 온기가 돌 때까지는 죽을 맛이다. 하지만 몸이 데워지면 편안해진다.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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