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로티, 김호중을 모티브로.
2013년에 개봉한 한석규, 이제훈 주연의 영화 <파파로티>. 성악 천재 건달을 촌구석 예고의 음악 선생이 콩쿠르 대회에 입상시키는 과정을 다룬 영화이다. 영화는 보지 않았어도 어설프지 않은 스토리의 짜임새에 호평이 잔잔하게 퍼졌던 영화임은 다들 알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한국의 성악가이자 트로트 가수 김호중은, 소개했던 <파파로티>의 주인공 '이장호'가 모티브가 된 인물이다. 김호중은 <미스터 트롯>에서 '태클을 걸지 마'로 화제에 올랐고, '고맙소'로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어 한번에 슈퍼루키로 떠오르게 된다. 노래만 잘하고 예능도 출연하고 연예인의 길에 쉽게 오른 것 같았지만. 사실 굉장히 곤혹한 가정환경에다가 조폭에 몸담았다는 거짓된 소문이 있었던 시기도 있었다 한다.
순탄하지 않은 트바로티.
어린 시절 김호중은 김범수의 '보고 싶다' 앨범을 구매하기 위해 음반 매장을 들렀는데, 우연히 '네순 도르마(파파로티의 곡)'의 웅장한 곡에 전율이 되어 성악을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엔 역시 악보도 볼 줄 몰라서 5개월간에 벼락치기 레슨을 통해 예술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입학한 학교에서는 다른 친구들과의 실력 차이의 간극을 느끼며 불성실한 길로 학교 생활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조폭과의 시비가 붙다가, '돈을 벌면 성악을 더 배울 수 있을 거'라는 순진한 생각으로 나쁜 곳에까지 발을 담그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퇴학위기까지 처하게 되었다고.
트바로티 김호중. 그의 자서전.
흔히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을 겪으면 그 이전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가 없다고 한다. 나 또한 그랬다. 파바로티가 부르는 '공주의 잠 못 이루고'를 듣기 전의 나와 들은 후의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이 노래를 듣기 전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나는 노래를 하고 싶었고, 노래를 통해 내가 느낀 감동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처음으로 살고 싶은 세상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어떤 두려움을 겪게 되더라도 이 세상에서 살고 싶었다. 비록 현실은 남루했지만 "빈체로! 빈체로!"를 부르는 순간엔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었다. 나는 나아가고 시었고, 승리하고 싶었다.
이혼을 해서 각자의 가정을 꾸리고 사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함께 보는 날, 나는 예고로 진학하고 싶다는 마음을 밝혔다.
p28~29
이 책 <트바로티, 김호중>에서는 팬카페에 오른 여러 가지 질문들 가운데에 김호중이 직접 추려서 대답을 한 91가지 질문과 답이 수록되어있다. 그리고 김호중의 공개되지 않았던 소년 김호중의 사진과,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모델 김호중의 화보사진도 수록되어있다. 일찍 구매한 사람들에게는 포토카드와 엽서가 증정된다고 하니, 김호중의 펜이라면 더욱 소장할 가치가 있다. 게다가 4050. 또는 6070의 어르신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듯도 하다.
다만 이 책은 김호중이 직접 엮지 않았다. 김호중이 전체적인 스토리를 짜고 자서전을 집필한 것은 맞지만, '스토리베리'라는 예명을 가진 작가가 구성을 짜고 이야기를 전개했다. 책을 내는 것은 역시 쉽지 않은 일이어서, 매끄럽게 전개하는 것이 김호중 저자에겐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여 구성작가가 일부분 손봐서 매끄럽게 출간한 책이라서, 구매할 사람들에게는 더한 기대의 요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인생의 굴곡은 이런 것이 아닐까.
이전에 2009년, <스타킹> 프로그램에서 '고등학생 파바로티'로 영상에 화제에 오른 적이 있다. 그는 '네순 도르마'를 부르며 폭풍적인 성량과 압도적인 표현력을 소화해내어 성공적인 무대를 완수하고, 이를 발판 삼아 한양대학교에 음악대학 장학생으로 선발되었으나, 정통적인 클래식을 공부하는 음대의 분위기를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너무 이질적인 존재로 톡톡 튀게 되었다. 하여 자퇴를 결심하고 독일 유학을 강행한다. 그러다가 마주친 <미스터 트롯> 응모 공지였고, 여기서 우리가 알고 있는 '트바로티'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의 굴곡진 이야기를 보는 것은 여타 다른 자서전을 보는 것보다 흥미진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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