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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경제경영 자기계발

<부의 열차에 올라타는 법> 줄거리/독후감. 희대의 악서가 출판된 것에 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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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띠지에 써져있는 문구가 보이는가. "잠자는 동안 돈이 들어오는 방법을 찾지 못하면, 당신은 죽을때까지 일해야"한다고. 저자가 아닌 유명한 투자자 워런 버핏의 말이다. 그 아래에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기노루니야 서점 경제경영 1위/ 문구가 보이는가. 다 일본쪽에서 화제가 될 뿐 타국에서는 호평받지 못하는 수준의 책이다. 딱봐도 사이즈가 나오는 책이었다.

오늘도 나는 일본 저자에게 속았다. 이전에 나는 일본의 서적이 전부다 제목이 그 뜻을 다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문학을 제외한 모든 비문학의 책이 어쩜 그리 별 내용이 없고 진부한지 몰랐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럴법도 했다.

일본의 직장은 회의시간이 가장 길고 업무 효율이 가장 떨어지는 나라라고 저자는 비판한다. 게다가 일본 청년들이 한국청년들보다 더 미래에 대한 계획, 투자 관념, 직업을 의식하는 페러다임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지하철에서 문고본 책을 가장 많이 읽는 나라가 일본이며, 개인당 독서력이 다른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일본이다. 이는 일본 사람들이 어떤 도서를 읽는가에 주목할 문제이다.

물론 나는 일본 사람도 아니며 일본이 잘되기를 바라지도, 그렇다고 망하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다시말해 별로 신경 안쓴다. 그러나 문득 궁금해졌다. 일본 사람들이 지하철에서 읽는 책들은 라이트노벨과 소설, 또는 에세이 형식의 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학을 제외한 비문학류 중에 책으로 일본의 도서중에 세계 각지로 뻗어나가는 도서를 딱히 생각해낼 수 없는 이유도 여기 있다. 거의다 책 제목이 전부다. 제목에 이끌려 50페이지 정도 읽다보면 단물은 이미 다 빠졌고 지지부진한 자기 경험담과 실제적용이 어려운 무용담 또는 수백년 지난 역사와 위인을 빗대어 이야기 할 뿐이다.

<부의 열차에 올라타는 법>의 저자 스에오카 요시노리는 부동산으로 집 1000채 이상을 보유한 슈퍼리치라고 한다.(본인 말로는 그렇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를 맹목적으로 따르며(그를 실제로 만났는지는 안나온다), 사람을 만날때의 원칙, 사업을 시작할 때의 원칙 등. 인생에 많은 잣대를 끼워 살아가는 듯 보였다.

하여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는데, 지나치게 부의 '열차' 라고 하는 그 '열차'에 대한 예를 집요하게 적용시키려고 하는 듯 보인다. 열차를 잘못타면 안된다느니, 열차를 타기 위해선 대범해지거나 절약하거나 투자해야한다고 말한다.

너무 동화같은 맥락.


"인도나 중국 사람은 결혼식에서도 금반지나 금목걸이를 주고받는 등 금을 아주 좋아한다. 이런 배경에는 다른 민족의 침략을 셀 수 없이 받은 대륙의 역사가 존재한다. 언제 국외로 추방당할지 모르는 생활을 오래해 온 유대인 상인들도 항상 다시 일어설 수 있을 만큼의 금화를 옷 안감에 꿰매 두었다고 한다."
-책 중에서


이 책은 주로 이런 이야기가 많다. 부자가 된 투자자들의 말을 인용하거나 행동을 끄집어내고, 자신의 옳은 판단력과 남들이 실패한 이유를 편집해서 그것이 '부의 법칙'이라고 포장했다.
사실 이런 위인전 같은 이야기는 어른들의 이솝우화, 단편동화, 청소년 소설일 뿐. 경제생활에 특별하게 도움이 되진 않는다.

그렇다면 엠제이 드마코의 <부의 법칙> 이나 팀 페리스의 <타이탄의 도구>같은 유명 경제경영 책들은 그렇지 않을까?
결국 이런 유명 경제경영 책들도 예시를 통해 실패한 사업과 성공한 투자들을 골라서 이야기 하고 있다.


뭐? 건강하면 8조 를 갖게 된다고?

 

"2011년에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의 유산은 약 8조 3,000억 원이라고 한다. 만일 당신이 건강하다면 스티브 잡스가 남긴 8조가 넘는 유산보다 가치 있는 것을 이미 가지고 있는 셈이다."
-책 중에서

아... 이건 또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모두가 건강하기만 하면, 스티브 잡스 보다 오래 살면 무려 8조가 넘는 유산보다 가치 있다니... 건강을 지키라는 이야기가 부의 습관을 가지는 조언으로 꼽을 순 있으나 이런 예시는 너무 황당한 이야기가 아닐까.

축제에서 그러면 어떤 걸 해야할까.

 

"최근에 가장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 것은 꽁치 축제였다. 이 축제에 가면 꽁치를 무료로 나눠주는데, 매년 수많은 사람이 대여섯 시간이나 줄을 선다. 꽁치는 슈퍼에서 사면 1,000원, 선술집에서 먹어도 5,000원 정도다. 줄을 서는 사람의 시급이 1만 원이라면 꽁치를 공짜로 먹기 위해 5~6만 원을 낭비하는 셈이다"
-책 중에서

아... 이건 또 어떻게 생각해야할까... 축제에서 먹는 꽁치가 일반 선술집과 똑같다고 생각하는 이런 위험한 생각. 저자는 지역특산물과 환경이 주는 음식의 맛을 전혀 고려하지 못하는 것 같다.
지나치게 시간을 할애하면서까지 음식을 줄서서 먹을 필요는 없지만 이런식의 이야기는 낭비라고 생각한다.

꾸준히 하면 성공한다고.


"자동차용품 판매점 옐로햇의 창업자 가기야마 히데사부로는 매장 화장실의 변기를 50년째 손수 닦는다고 한다. 그가 자전거 행상으로 시작한 회사는 상장 기업이 되었고 그는 현재 NPO 법인 ‘일본을 아름답게 만드는 모임’(청소를 통해 배우는 모임)에서 고문을 맡고 있다. 화장실 청소도 50년 동안 꾸준히 하면 누구나 존경하는 경영자가 될 수 있다."
-책 중에서

이건 또 무슨 말일까. 특별한 재능은 일을 하면서 발견된다는 소제목의 문단들에서 터무니 없는 이야기를 발견했으니. 화장실 청소도 50년간 꾸준히 하면 누구나 존경하는 경영자가 될 수 있다고...


새롭지 않고 뻔하며, 무리수를 둔 희대의 악서.

이처럼 부의 열차에 올라타는 방법은 저자의 말들로 봤을따 성실하거나, 건강하거나, 여행이나 기타 유흥에서도 효율과 비효율을 따지면 부자가 될 수 있을거라고 한다. 물론 내가 단적인 부분만 편집해서 내용을 악의적으로 더 써내려갔을 수 있겠다. 하지만 곧 잘 이런식이다. 페이지를 늘려가기 위해서 남의 방법과 위대한 역사를 보기좋게 짜깁기하여 그럴싸하게 본인의 이야기인 것처럼(사실 그렇지도 않다.) 꾸며냈다.

다시는 일본 서적은 읽지 않으리라. 소설은 그렇다쳐도, 일본 서적 자기계발, 경제경영, 투자 부분은 또 속지 않으리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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