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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문 고전

김상욱 교수 / 떨림과 울림 독후감 서평 / 이렇게 과학책이 다정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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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알쓸신잡3

 

욕심 큰 물리학자 김상욱, 모든 물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최대한 책 한 권에 집대성시키려고 하다니, 그 용기가 가상하고 괴팍해서 까짓 거 한 번 읽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많은 역리학자 물리학자를 제처 두고 전무후무할 물리학의 처음과 끝을 한 획에 그어버리겠다는 그의 포부(그렇게 까지 말하진 않았습니다만)! 과학을 알지 못하는 저도 읽게 만드는 이유였습니다.... 는 너무 오버해서 하는 말이고, 그냥 자신의 욕심 따라 책을 써보았다.라고 김상욱은 이야기했습니다.

 

랩 걸(Lab girl) / 저자 호프자런

 

랩걸 Lab Girl

 

nefing.com

과학 서적을 읽은 적은 2년 전입니다. 호프 자런의 랩 걸(Lab girl)이었는데요. 우리나라 과학자도 아닌 미국의 여성 과학자의 인생을 읽자니, 이것이 무어 이렇게 중요한가 싶으면서, 내가 알 게 뭐야 싶었습니다. 그야말로 처음엔 꾸역꾸역 읽었습니다. 과알못은 끝까지 과알못이라고 생각했던 탓이겠죠? 그러나 그녀의 입지는 읽으면 읽을수록 계속 작았고 작아졌습니다. 안타까웠습니다. 그런데 또 그런 입지와 편견을 호프 자런은 깡그리 외면하고, 오로지 자신이 궁금한 것과 달성하고 싶은 것에 집중합니다. 그녀는 2016년에 타임지 선정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이름을 올립니다. 지나치게 몰두하고, 집요하게 질문하며, 궁금한 점에 대해 절대 놓치지 않는 근성을 보였는데. 그녀가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그저 '나무와 자연을 사랑함'이었습니다. 과학에 대한 못 말리는 집중력과 탐구력은, '과학책'에 카테고리를 가둬두기 싫을 정도였습니다. 과학답지 않게 호프 자런의 일생은 따뜻하고 섬세했으며 자연에 대한 사랑과 진정성이 듬뿍 담긴 한 권의 소설책과도 같았습니다. 

 

저자 김상욱 / 떨림과 울림

 

떨림과 울림

 

nefing.com

김상욱의 이번 과학분야 서적 <떨림과 울림>도 <랩 걸>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줄거리와 구성 또는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공통으로 묶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느낌이 따뜻합니다. 비록 과학 서적답게 팩트만을 이야기하는 <떨림과 울림>이지만, 굉장히 아름답고 감수성이 넘칩니다.

우리의 몸, 공기, 땅, 흙, 노트북, 텔레비전, 스피커. 세계의 존재들은 모두 '원자'들이며, 이것들이 빅뱅 이후에 처음 생겨났고, 그 존재가 사라지지 않고 순환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하여 우리 손가락 끝에 있는 탄소 원자가 우주를 떠돌다가 중력에 이끌려 지구로 내려와 이산화탄소, 삼엽충, 티라노사우루스, 돌고래, 사과를 거처 내 몸에 들어와 포도당의 일부로 몸속을 떠돈다는 장대하고 멋진 과정. 사과를 깎다가 손가락이 베이면 상처를 메우기 위해 DNA와 단백질과 기타 원자들이 힘을 합쳐 되돌려 놓지만, 죽음이 찾아오면 모여서 내 몸을 구성했던 원자들은 또다시 흩어진다는 사실. 아, 멋지다 오빠. 하지만 과학책을 쉽고 읽기 좋게 만들어준 것은 고마운데, 간지러운 건 좀 참기 힘들어. (그래? 으응? 그래도 멋지지 않니? 이 정도야. 정말 멋지지 않니? 으응? ( ͡° ͜ʖ ͡°)?)

 

 

물리학자이자 김상욱 교수. 알쓸신잡3 에서 활약하면서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과학자로 인식되었습니다. 방송을 보신 분들 많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김상욱의 말을 들어보면 그 말투와 제스처와 억양이 겸손하고 친절합니다. 저는 그때 찜질방에서 식혜를 먹으면서 알쓸신잡3를 봤었는데, 아직도 기억납니다. '물리학을 이야기하는 사람 중에 저렇게 알기 쉽게 설명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라고 중얼거렸던 저를요.

물리학이 궁금하지 않은 사람도, 과학을 알지 못하는 사람도,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두려워 읽을 엄두를 못 내시는 분들도, 김상욱의 <떨림과 울림>으로 시작하신다면 좀 더 가볍게 물리학에 진입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참, 미처 적어놓지 못했는데, 이 책은 교양과학으로 분류됩니다만, '인문학'으로도 분류되는 서적입니다. 과학책이라는 편견을 지우고 인문학 서적을 본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오른손 집게손가락 끝에 있는 탄소 원자 하나는 먼 옛날 우주 어느 별 내부의 핵융합반응에서 만들어졌다. 그 탄소는 우주를 떠돌다가 태양의 중력에 이끌려 지구에 내려앉아, 시아노박테리아, 이산화탄소, 삽엽충, 트리케라톱스, 원시고래, 사과를 거쳐 내 몸에 들어와 포도당의 일부로 몸속을 떠돌다, 손가락에 난 상처를 메우려 DNA의 정보를 단백질로 만드는 과정에서 피부 세포의 일부로 그 자리에 있는 것일지 모른다. 이렇게 우리는 원자 하나에서 우주를 느낀다.
-56p

 

필자가 과학자로 훈련을 받는 동안, 뼈에 사무치게 배운 것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정하는 태도였다. 모를 때 아는 체하는 것은 금기 중의 금기이다. 또한 내가 안다고 할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질적 증거를 들어가며 설명할 수 있어야 했다. 우리는 이것을 과학적 태도라고 부른다. 이런 의미에서 과학은 지식의 집합체가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태도이자 사고방식이다.
-2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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