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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문 고전

평균 몇 점이야 더 올려야지. 이제 점수 이야기는 그만. <평균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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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의 종말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평균'이라는 단어는 저를 참 비참하게도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생 시절을 포함한 모든 학업 시기에 저는 평균에 도달하지 못하는 낙제생이었습니다. 꼴등은 아니었으나, 정말 꼴등을 한 과목도 많았고. 초등학생 때엔 바보라고 놀림도 많이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고등학교 때엔 바보라고, 꼴찌라고 말하는 친구는 없었습니다. 공부 못한다고 놀리는 저렴한 차원의 학급 친구는 없기도 했으며. 성적은 안 좋아도 각종 동아리 활동이나 친구와 선생님과의 관계는 좋은 편이었거든요. 

노르마 조각상과 노르마 대회를 위해 치수를 보고 있는 여성.

 

제 이야기를 앞서 했던 이유는. '평균'이라는 단어가 우리의 시절들을 얼마나 억압하고 있는지 말씀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미국 여성의 평균적인 신체 지수를 바탕으로 만든 '노르마'라는 조각상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노르마는 미국의 1만 명의 젊은 여성의 신체 지수를 조합해서 평균적으로 빚어낸 조각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후에 '노르마'와 근접한 치수의 여성을 뽑는 대회를 엽니다. 이 대회의 심사위원은 열기 가득한 승부를 기대했으나 4천 명의 참가자 중에 40명도 노르마 조각상에 비율에 근접하지 못했으며. 항목의 치수 중에 5개의 항목만 한정한 경우에도 평균치에 드는 여성은 40명도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평균을 만들었지만 아무도 평균이 아닌 아이러니한 이야기 이죠. 이 일화는 "인간이 '평균'을 갖고 얼마나 완벽한 구상화를 만들려고 노력하는가." 생각하게 하는, 비관적인 서론입니다.

 

저자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선생님에게도 믿음을 받지 못하는 사회적 폭력으로 인해 고등학교를 중퇴. 일찍 결혼해서 아이도 있었음에도 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끝내 하버드 대학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가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람 개개인마다 잠재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자 토드 로즈는 개인이 갖고 있는 유니크한 잠재력을 펼칠 수 있도록 사회 시스템이, 특히 교육 사회 분야가 크게 바뀌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먼저 고정관념을 깨는 하나의 챕터는 '들쭉날쭉의 법칙'입니다. 개인은 항상 들쭉날쭉입니다. 우리의 능력은 항상 다차원이라는 겁니다. 만약 중학교 2학년 두 명의 학생의 기말고사 점수가 70점으로 동일 할 때. A학생은 국영수 점수가 높았으며 나머지 과목은 70점 아래라고 생각해봅니다. 또 B라는 학생은 사회탐구와 제2외국어를 비롯한 점수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국영수 과목은 70점 아래로 채점되었다 생각해봅니다. 이 두 명의 학생은 과연 완전히 똑같은 아이일까요? 아마 아니라고 장담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사회는 이미 이 두학생을 똑같이 취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그들의 능력과 장단점을 인정하고 예리하게 바라볼 줄 알아야합니다.

 

또 회사에서 중요한 보고가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열심히 준비하는 직장동료는 준비한 시간만큼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합니다. 과연 그는 단순히 발표를 못하고 눈치가 없으며 일머리가 없는 사람일까요? 책에서는 인지의 능력이 인간마다 다르고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고 합니다. 몸에 상태, 환경 상태에 따라 사람의 능력은 제각각 다른 방식으로 또는 다른 성과로 발견될 수 있다는 것 입니다. 단순히 프로젝트를 실패로 마감했을 때 '못하네. 엉망진창이네.' 할 것이 아니라, '저 사람의 퍼포먼스는 다른 곳에 있구나.'하고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산악회에 참여해서 등산을 할 때 등산원들은 매우 다양합니다. 등산화, 복장, 날씨, 수분섭취, 성격, 전날의 야식, 아침 식사. 모두가 산으로 가는 목표는 있지만 산악회 회원들은 모두가 컨디션이 다르며 환경도 다르고, 산을 올라가는 경로 또한 다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사회는 한 가지 복장과 한 가지 음식과 한 가지 길만을 내세우며 누가 더 빨리, 높이 올라가고 있는지 평균을 맞추고 있다고 합니다. 한 가지 길만 있다는 것. 그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위험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의 잠재력을 이끌어주고, 더딘 사람에게 끊임없이 다른 퍼포먼스를 기대하는 자세를 교육계에 바랍니다. 더이상 점수로 줄 세우지 않는 사회가 오기를 또 바랍니다. 하여 많은 사람들이, 또 매체가 이 책을 교육계와 기업계에 추천하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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