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시연'이라는 것을 받는 사람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평일 대낮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이 갑자기 한 남자를 잡아 사지를 갈기갈기 찢는다. 갑작스러운 공포로 인해 도시는 아비규환이 되고, 이 사건을 맡게 된 진경훈 형사는 이 사건이 신흥종교단체인 '새 진리회'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수사에 앞선다.
5일 후. 너는 15시에. 지옥에 간다...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는 이름과 지옥에 간다는 사실, 그리고 앞으로 생애에 남은 시간만 알려주고 사라진다. 지옥의 '고지'를 받은 사람은 그 시간이 되면 도망쳐도 소용없으며 상황과 장소를 무관하고 사지가 찢기고 타들어가며 대중들 앞에서 지옥으로 향하는 '시연'을 당한다.
웹툰상의 첫 '고지' 순간은 2014년에 태국에서 밝혀진다. 고지를 받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대체로 짧게는 3일이며, 길게는 20년에 이르게 되고, 예정 시간이 다가오면 수취인이 무엇을 하든 그 끔찍한 상황이 실현된다.
예리하고 날카로운 최규석의 그림체는 현대-한국인의 골격과 표정과 주름들을 탁월하게 묘사해내는 수준을 뛰어넘어, 그림 속 인물들이 맞닥뜨리는 불안과 공포를 우리의 뼛속까지 고스란히 전달해주는 천재적인 경지에 도달한다.
-봉준호 감독
이 네이버 웹툰은 <부산행> <반도> 영화감독인 연상호 감독과, <송곳> 웹툰 작가인 최규석 작가가 합작한 만화다.
연상호 감독은 <돼지의 왕> <사이비> <서울역>등 한국 에니메이션의 주제에서 좀비, 호러, 스릴러 카테고리를 주로 연출했다. 뒤이어 <부산행>이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받고, 국내에서는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활동을 본격적으로 넓혔다. 이어서 2020년 올해에 <반도> 영화로 <부산행>에 세계관을 이은 좀비물이 탄생했으며, 흥행 중이다.
네이버 웹툰과 JTBC드라마로 유명한 <송곳>의 작가 최규석은,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습지생태보고서>등을 만들었다. 최규석의 작품은 모두들 알고 있는 이야기, 또는 이솝우화같이 보일 평화롭고 다정한 이야기들을 한껏 뒤집어서 현대판으로 꾸며내는 것이 굉장히 현실적이며 또 압도적이다.
웹툰이 단행본으로 한 권 엮여지기도 전에 영국, 일본, 대만, 프랑스 등의 출판사에서 판권 수출 문의가 빗발치고 있으며, 이번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헬바운드(Hellbound)>로 제작이 확정되어 세간에 더 큰 이슈로 자리 잡고 있다.
지옥으로 향하는 사람을 보는 세상 사람들의 인간군상이 낱낱이 드러나며, 뉴스와 실시간으로 검색포털뿐만 아니라 세상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사람들은 서로가 참회하라며 외치는데. 과연 지옥을 안내하는 정체불명의 괴물들은 무엇이며, 지옥으로 끌려들어 가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사실, 괴물들은 소재일 뿐이다. 진짜 이야기는 따로 있다.
또 재미있는 만화 / 웹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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