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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문 고전

쓰기의 말들. 오로지 자신의 것만을 쓰기 위한 처절한 날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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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서 최악은 부정직하다는 것이다 - 조지오웰

이십 대 청년들에게도 말했던 내용이다. 글쓰기를 연습하고 스펙도 쌓을 겸 서평단이나 기자단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이들을 본다. 그런데 쏟아지는 인터넷 서평이나 기사에서 한 존재가 드러난 글, 목소리가 생생한 글은 드물다. 책의 서문을 요약하거나 좋은 구절을 정리한 고만고만한 글이 대부분이다. 그것도 안쓰는 것보단 낫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라고 대답한다.
글쓰기는 감각의 문제다. 남의 정신에 익숙해질수록 자기 정신은 낯설어 보인다. 들쑥날쑥한 자기 생각을 붙들고 다듬기보다 이미 검증된 남의 생각을 적당히 흉내 내는 글쓰기라면 나는 말리고 싶은 것이다. 
-139p

1. 하얀 머리속. 무엇을 써야할 지 모르겠다.

글쓰기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공백을 보다보면, 내가 무엇을 써야할 지 모르겠는 난감한 순간이 많습니다. 평소 생활하다보면 쓰고 싶은 글들이 수두룩 빽빽한데, 막상 모니터 앞에 앉아 깜빡이는 커서를 보고 있으면 당최 무슨 말부터 해야할 지 감이 안오는 겁니다. 

 

소재가 있어도 마찬가지 입니다. 어떤 책이나 영화를 재미있게 봤어도, 정작 앉으면 머릿속이 하얗습니다. 해서 다른 사람의 글을 우선 붙여놓고 시작해봅니다. 하지만 이건 제 글이 아니라는 신념 같은 것이 대단하게 끓어 오릅니다. 다시 지워버립니다. 쓰는 것은 이토록 어려운가 봅니다. 

 

2. 쉽게 쓰는 리뷰

쉽게 쓰는 블로거들을 종종 봅니다. 예를 들어 영화 줄거리가 궁금해서 제목을 쳐봅니다. 줄거리는 네이버에서 그대로 배끼고, 사진을 첨부한 다음 후기를 남깁니다. '케미 굿.', '연기 굿.' '꼭 보세요.' 그런 글을 보고 있자면... 끼적인 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도장을 꾹꾹 박듯, 고민도 없이 그냥 저렇게 올리는구나. 하고 한숨을 쉬게 됩니다. 그것이 또 방문자 수가 많고 공감이 많으면 괴리감도 느껴집니다. 

 

쓰기의 말들 / 중국집

제가 예전에 조영권 저자의 <중국집> 이라는 책을 아주 재미있게 본 적이 있습니다. 중국집을 탐방하며 리뷰를 쓴 저자의 글감은 독특했습니다. 특히 맛의 감각을 표현하는 문장들이 굉장히 뛰어났습니다. 게다가 저자는 남들이 흔히 생각하지 않는 직업을 가졌습니다. 바로 '피아노 조율사' 입니다. 백화점 피아노 매장을 관리하다가 연락이 오면 방방곳곳을 달려가 피아노를 조율하는 저자는, 지방 소도시에 방문할 때마다 중국집에 꼭 들러 중국음식을 먹습니다. 그 중국 음식에 대한 평이 기막히게 멋있어서. 저는 한동안 중국집 볶음밥에 짬뽕국물을 적셔먹는 꿈을 꾼 적이 있습니다. 허나 중간중간에 피아노 조율에 관한 전문적인 이야기를 할 때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고, 그 직업은 흔치 않아서 마찬가지로 정보도 흔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피아노 조율에 대한 검색을 참 많이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피아노 조율에 대한 검색을 하다가 저는 [<중국집> 리뷰. 줄거리] 라는 글을 쓴 블로그를 발견하게 됩니다. 눈보다 손이 끌려서 클릭을 했는데, 아뿔사... 저자가 적어놓은 차례를 그대로 배껴다가 올려놓고(차례는 중국집 이름), 인용문만 전부 긁어놓은 채. '맛있겠다.' 한 줄 평을 해 놓은 것입니다. 저자가 뼈를 녹여 쓴 글을 출처에 대한 송구도 없이 이리 간편하게 배껴놓다니 기가찼습니다. 

 

3. 나만의 통찰력? 간단한 자기 주장부터. 

 

 

날카로운 비평이 아니면 어떻습니까. 또 방문자 수가 적으면 어떻습니까. 정보가 아닌 글이면 어떻습니까. 그래도, 아무도 알아봐주지 않더라도, 나는 나만에 글을 써야하지 않겠습니까? 이건 영화 <베테랑>에 나오는 대사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어?" 라는 말과는 다릅니다. 본인의 생각을 적다보면 좀 피곤하고 어려울 것입니다. 게다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마음에 억울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글들이 차곡차곡 쌓여가면, 자신을 다시 찾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꼭 "책은 마음의 양식이요. 읽을수록 득이 되느니라."라는 성인군자 같도 말도 더욱 아닙니다. 그저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다보면 조금의 통찰력이라도 생기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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