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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아티스트&음반

진푸름 색소포니스트, 나는 연주하는 표정에 깜짝 놀랐다. <Pureum 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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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재즈와 친해지려고 유튜브를 틀었을 때, 그 음악이 어디가 좋은지 모를 때, 저는 아티스트들이 음악을 즐기는 표정을 봅니다. 그들이 심취해있는 표정들을 보고 있자면, 아. 진짜 아무것도 모르겠는데 열심히들 연주하고 있구나, 생각하면서도. 그들이 하는 표정을 따라 해 봅니다. 조그만 휴대폰 화면으로, 혹은 노트북으로 보면서 표정을 따라 하다 보면 어느새 리듬까지 맞춰가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데, 그 모습이 3자가 보면 가관입니다. 

 

 

연주하기 전에 굉장히 아름다운 미모를 갖고 있는 연주자 진푸름은, 색소폰을 불 때만큼은 굉장히 못생겨집니다. 음악인을 음악인으로 생각해야지 무슨 말이냐고 혹자는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솔직해집시다. 연주자가 연주할때, 연주하는 장면을 보는 게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트럼펫을 부는 디지 길레스피도 참 괜찮아 보이는 사람인데, 악기를 불 때만큼은 굉장히 우스꽝스럽게 변합니다. 루이 암스트롱은 어떻습니까. "이렇게라도 해야 사람들이 재미있어할 것 아닌가?" 하면서 사진 찍을 때마다 우스꽝스럽게 웃지만, 악기를 연주할 때는 또 엄청 개구리 같습니다. 이렇듯 연주자의 이미지는 연주하는 사람의 표정으로도 많이 기억되곤 합니다. (그러니 인정해주십시오. 네에?)

 

디지길레스피 / 루이 암스트롱

 

그렇다고 심각하게 얼굴이 망가져서 못봐주겠다거나, '어떻게 저런 얼굴이 될 수 있지?' 싶을 만큼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앨범 재킷에서 봤던 진푸름이 미모가 너무 아름다워서, 아니 이럴 수가, 이런 사람이 한국인이고, 게다가 재즈 연주자이면서, 이름 또한 블루스 한 '진푸름'이라니, 게다가 뉴욕에서 활동 중이라니. 이런 아티스트에 배경을 보니까 머릿속으로 미화하는 게 엄청난 겁니다. 

 


어렸을 적에 오케스트라를 보고 다음날 악기를 배우고 싶다고 부모님께 말한 것이 중학교 2학년. 그때 진푸름에 아빠는 '그래?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색소폰 부는 사람 있는데 한 번 배워보거라.' 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색소폰을 손에서 놓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학창 시절에 한참 친구들과 어울려야 했을 텐데, 소리 나는 것도 너무 신기했고, 색소폰이 재미있었다고 하네요. 

 

 

잘해도 혼나고 못해도 혼나는 한국의 음악교육에 대해 많이 불만을 품고 있기도 했고, 또 20대가 되어 다른 재즈 뮤지션들과 함께 하다보니 자연스레 자신의 씬이 많이 없다는 것을 한계라고 느껴 뉴욕으로 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남편도 있고, 자녀도 있는데, 그녀의 용기가 정말 대단하기도 합니다. 남편이 특히 진푸름의 연주에 항상 응원하고, 독려한다고 하니, 이만한 후원자도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Seminole Trail - Pureum Jin (진푸름) Live at Smalls

개인적으로 진푸름에 가장 감명깊었던 곡은 <Seminnole Tralil>입니다. 영상 링크 걸었지만 첨언하자면 4분 때부터 진푸름의 솔로가 기가 막혀 뒤쪽에 세션들이 퍼헙퍼헙 웃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런 연주자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연주를 느끼기에 기분 좋은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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