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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 소설 에세이

김창옥 강사의 판을 바꾸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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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 건가요? 이 대답에 예, 혹은 아니오, 둘 중 하나로 대답할 수 있겠습니다. 예,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헛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일 테고. 아니오,라고 말하는 사람은 앞으로는 다르게 살아가고 싶다고 얘기하고 싶은 사람일 것입니다. 아마, 대부분 신년이 되면 지금처럼 살 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고, 무언가 바뀌고 싶다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틀에 박힌 다짐이나 목표, 그리고 어쩌면 틀에 박힌 이 한 권의 책. '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 건가요?'도 어쩌면 그저 그런 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넋 놓고 보내기엔 아까우니 한 번 책을 잡기라도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미지 출처 YES24.

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 건가요?

저자 김창옥

출판사 수오서재

발행일 2019년 1월 24일

 

김창옥 교수. 혹은 대표강사. 혹은 기업인. 혹은 배우... 김창옥 저자의 프로필은 다양합니다. 직업을 한정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뭐, 사람을 직업으로 판단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요즘 생각하고 있으며, '은퇴'라는 단어가 없어지고 있는 추세이긴 합니다만. 김창옥 저자는 이처럼 여러 가지 일을 하며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자를 처음 접한 것은 어느 토크콘서트 강의를 보고 나서였습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의 언변에 놀라고 웃고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저는 김창옥 저자의 옷차림을 보고 매우 이색적이다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봤던 동영상엔 빨간 미키마우스 맨투멘 티셔츠와 새파란 정장을 입고 강단에 섰던 것 같습니다. 

김창옥 교수는 빈티지한 옷을 즐겨 입고, 많이 찾아본다고 합니다. 누군가에 손길을 거쳐간 옷. 때가 묻고 사연이 있어 보이는 옷, 그런 옷을 특히나 좋아한다고 합니다. 

제가 빈티지 제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시간이 지나도 더 좋아질 수 있는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물건은 남이 썼던 것이고 시간이 흘러 스크래치가 나고 헐었음에도 더 가치가 생깁니다. 
우리는 흠 없는 새하얀 마음으로 이 세상에 태어났는데 살면서 마음에 스크래치가 납니다. 내가 잘못해서든, 누군가 나에게 잘못해서든 상처 하나 없던 마음에 한 줄, 두 줄 상처가 납니다. (중략) 제가 인정하는 빈티지는 강력한 보호 아래 상처 없는 인생이 아니라, 스크래치도 나고 때로는 찢긴 인생이어도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있는 것들입니다. 과연 우리는 빈티지가 될 수 있을까요? 
127p

 

저자는 마치 자신이 과거에 엄청난 스크래치를 받은 것처럼 빈티지를 못에 걸치고 다니는 것 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그는 불우하다 싶을 정도로 불안한 어린 시절을 거쳤습니다. 아버지는 당신의 아내에게 매일같이 폭력을 휘둘렀으며, 장남 막내인 저자는 누나들에 등쌀에 밀려 어떻게든 막아보라고 푸시당하지만 저자는 어린 시절 겁이 많고 소심한 아이였습니다. 그저 엄마 말대로 밖에 어디론가 나가 정처 없이 떠돌다가 집에 돌아오길 반복할 뿐이었습니다. 

 

 


산책을 해본 적이 있냐고 저자는 묻습니다. 자신을 바꾸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대목입니다. 요즘 모두들 즐길 것이 너무나도 많아서 텅 빈 몸으로 옷만 걸치고 산책을 나가는 사람이 없습니다. 모두 휴대폰을 들고나가거나, 잠깐 나갔다가 들어올 뿐이죠. 산책이라는 단어가 낯설고 무색할 지경이 된 요즘입니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기 위해, 그리고 되레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저자는 20분 동안 꼭 하루에 한 번씩 자신을 돌본다고 합니다. 

변화를 위한 작은 제안.
(중략) 걷기가 창의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대학생과 연구 종사자 176명을 대상으로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를 앉아서 풀게 하고, 다시 러닝머신 위에서 가볍게 걸으며 풀게 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그냥 앉아 있을 때보다 걸을 때 창의적인 능력이 81퍼센트 이상 상승했습니다. 야외에서 걸으면 그 효과가 좀 더 높아졌고요. (중략) 이렇게나 좋은 산책, 돈도 들지 않습니다. 다만 제겐 산책의 룰이 있습니다. 
혼자 갈 것.
휴대폰을 끌 것.
20분 이상 걸을 것.
꾸준히 할 것.
이것이 산책의 전부입니다. 
61p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실패하는가. 김창옥 저자는 성악가를 꿈꿔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강연하는데 목소리가 그렇게 좋더군요. 하지만 성악을 포기하고 자신의 삶도 포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그때 당시엔 엄청 마음이 힘들고 속상했다고 책에 털어놓았습니다. 끝까지 노력하고 포기하지 않고 성취하면 이룰 수 있을 거라는 굴레. 예를 들어 경찰 공무원에 합격하면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 같지만 진급시험에 더 노력하고, 성과에 열정을 쏟게 되고, 실패하면 더 자존감이 떨어지는 끝에 끝... 마음부터 바꿔먹으면 몸이 편안해지고, 하는 일도 더러 잘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비로소 이것이 셀프케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저도 비슷한 직군에 노력한 적이 있습니다. 매일매일 연습하고, '열정'이라는 단어 아래에 불잉걸이 되듯이 뛰어들던 때가 있습니다. 하루 종일 연습해도 될까 말까 자신의 만족도엔 다가가지도 못한 채 추워지는 계절마다 편도가 심하게 부어 앓아눕곤 했습니다. 그때 하던 식습관, 그러니까 맵고 짜게 먹고 한 번에 폭식하는 습관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근래에 건강검진 결과에 '만성역류성식도염'판정을 받고 좀 자제하려고 하는 중입니다. 열정은 이렇게 어떤 방식은 독이 되는 것 같습니다. 현재는 그 '열정'을 놓아두고, 남들이 어떻게 볼 지 긴장하는 쓸데없는 자존심을 저 아래로 내려놓았습니다. 삶은 어떻게든 내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겠죠. 지금도 행복합니다. 그만하면 됐습니다. 

 


지금까지 김창옥 교수를 모르고 계셨다면, 아래에 명강의를 링크해두었으니 한 번 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그리고, 잘 아시는 분도, 한 번 더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아, 책 보시면 더 리프레쉬되는 느낌 받으실 겁니다. 

세바시 38회 상처와 열등감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 김창옥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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