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라
-서른 언저리에 서니 어떤 예감이 몰려온다.
더 이상 내 인생에 반전 같은 건 없을 거라는 불길한 예감.
대개 '기회'란 20대에게나 주어지는 카드 같아서.
박막례
-염병하네.
70대까지 버텨보길 잘했다.
나이가 들면 사람들은 많은 것을 잃어버린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어디서든 그런 것 같습니다. 홰외해서도, 우리나라에서도, 나이를 먹으면 체력도 부치고, 능력도 잃어버리는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전국을 누비벼 유튜버 스타가 된 사람이 있으니 70살 박막례씨입니다.
네, 제가 소개하기엔 아주 늦은 감도 있습니다. 새 책이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게다가 올해 2019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올해에 1위 에세이 후보로 서점에서 1위로 꼽히는 책이 있으니, 이 책.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입니다.
왜 이렇게 순풍을 타고 잘 팔릴까. 왜 이렇게 할머님의 인기는 치솟을까 생각해보니.
평생동안 일만해오고, 사기당하고, 좌절하고, '저 할머니 생은 글렀다.' 싶은 그런 순간에 손녀 김유라를 만났고, '제대로 사는 모습'이 SNS에 보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생전 해외여행 가보지 못했고 스쿠버다이빙이며 이국적인 음식들은 남들만 누리는 사치인 줄만 알았던 그녀가, 모든 것들을 다 누리며 원없이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자하니, 어느 인생이던 즐길권리, 누릴권리가 있는 세상이라는걸 느끼게 해줍니다.
사실 이 세상에 편견이라는 것은 자신이 정하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말, 좋은 인용구를 듣고 본다한들, 본인이 선택하지 않는 이상 그것을 벗어나기는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이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책에서는 성공기를 다루지 않습니다. '내가 이렇게 성공해서 맛있는 것도 먹고, 멋진 곳에서 자고있다. 부럽지? 이렇게 하면 된다.' 같은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또
'이렇게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저렇게 해야만 인생길이 뚤린다. 반드시 미쳐라.' 라는 이야기를 하지도 않습니다.
'나는 10대에 실패, 20대에 사기, 30대에 글렀다고 생각했다.' 정도에 이야기만 프롤로그로 조금 나올 뿐, 아쉬운 한탄조 이야기는 잠시 뿐입니다.
그저 이 책의 할머니는 행복했다는 이야기만 계속 됩니다. 게다가, 그 행복이 생각외로 정말 대단합니다. 크루즈를 타고 여행을 떠나거나, 구글 CEO를 만나 값진 경험도 합니다. 게다가 어느 스님의 말처럼 버리는 것이 행복이니 지금 이 생에 어떤 굴레를 벗어나라는 초월적인 이야기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책이름이 생각나는군요. 전혀 상관없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그냥 즐겁다는 이야기만으로 인기 베스트 셀러. 게다가 승승장구 할 수 있다니,
반대로 생각해보자면, 우리가 지금 행복을 갈망하는 사람들은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에필로그
막례는 계속 간다
-박막례
인생이라는 게 참...
세상에서 내 인생이 제일 불쌍하다 싶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말이여.
그때도
그 시련이 나한테 올 줄 알았는감?
인생은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구먼.
일흔한 살에
이런 생복이 나한테 올줄 알았는감?
-김유라
다른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 것만큼 지루한 일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끝까지 읽어주신 당신께 무한한 감사를 표합니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2년 반.
익숙해졌다면 익숙해진 유튜버의 일상이지만
예전과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면 우리의 내일을 속단하지 않게 되었다는 겁니다.
이 책은 이럴 때 꺼내 읽어보세요.
일이 너무 안 풀릴 때.
그래서 내일이 너무너무 걱정될 때.
만약 드래도 당신의 미래가 불안하다면
이 책의 첫 페이지로 돌아가 박막례의 유년 시절을 읽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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