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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들
저자 장강명
출판사 민음사
발행일 2019년 6월 21일
지금 여기서 우리가 매일 이야기하는 한낮의 노동과 경제 문제들을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부조리하고 비인간적인 장면들을 단순히 전시하기보다는 왜, 어떻게 그런 현장이 빚어졌는지를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공감 없는 이해는 자주 잔인해지고, 이해가 결여된 공감은 종종 공허해집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사업을 하고 계신가요? 직장인이신가요? 서비스직이신가요? 도매상인가요? 그보다. 취업은 하셨나요? 거의 모든 성인들은 일자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저 돈을 위해 싸워야만 밥먹고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상기시켜준 소설집. 장강명 작가의 [산 자들] 입니다.
"저희 본사 기사로 일하시려면 거쳐야 하는 코스가 있거든요. 저희는 그 코스를 거친 분만 쓸 수 있어요. 아무리 제빵 경력이 길어도 안 돼요. 그리고 본사에서 허락한 빵이 아닌 다른 빵을 저희가 이 매장에서 팔 수도 없어요."
-[현수동 빵집 삼국지] 중에서
이 소설집은 각각의 경제적 자립에 위치한,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먹고사는 문제가 거의 비슷할 것 같지만 이 소설집에 구성된 이야기들은 총 '자르기' '싸우기' '버티기' 세 가지의 쳅터로 구성되며. 각각의 이야기에서 구구절절한 사연들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자동차가 잘 팔리지 않아서, 근처에 경쟁해야 하는 빵집이 두 군데나 더 생겨서, 재건축으로 인한 투기와 내몰리는 상황으로, 학교 급식 문제로 말이죠.
장강명 작가가 이 책을 써서 참 다행입니다. 다른 작가가 똑같은 주제로 썼다면 분명 좀 더 길게 상황이 이어졌을법도 합니다. 장강명 작가의 소설은 특유의 매력이 있습니다. 인물들의 대사가 가볍고, 그래서 인물을 상상하기 쉬우며, 빠른 전개 중간마다 짚어주는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그 매력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무거운 주제를 빠르게 넘기며 보게 된 것 같습니다. 게다가 중간중간에 폭소도 했고요. 책을 덮을 땐 주인공들의 고단함이 제 몸에 들어온 것 같아 한숨을 쉬기도 했습니다.
나는 함께 팟캐스트를 진행하던 뮤지션 Y의 공연을 보러 그 자리에 갔다. 행사 뒤풀이 자리에서 어떤 사내가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어떤 종이를 한 장씩 돌렸다. 받아 보니 '음악노동자연대 가입 신청서'라고 적혀 있었다.
-[음악의 가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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