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당일에 마신 맥주는 리퍼비 인디아 IPA 페일 에일 캔맥주입니다. 인디언이 그려져 있는 이 맥주는 자몽향과 기타 오렌지향의 풍비로, 끝맛이 쌉싸롬해서 매운 음식과 함께 먹거나 햄버거에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햄버거를 야식으로 주로 먹는 제가 자주 찾는 맥주이기도 합니다. 맥주 안주로는 국물 안주가 대부분 맞지 않기 때문에 역시 라면이나 오뎅탕 같은 것엔 정말 안 어울리고요. 감자칩 같은 과자류에도 솔직히 잘 어울리지 않습니다. 입안을 무겁게 만들어주는 치즈버거, 또는 피자류에 이보다 잘 맞는 맥주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페일 에일은 그 자체만으로도 꽃향기가 풍부해서 캔으로 벌컥벌컥 마시는 것보다, 잔에 따라서 마시는 것이 더 좋습니다. 특히 전용잔들은 대부분 손을 잡는 부분이 호리하고, 위로 올라갈수록 넓은데, 홉의 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어서 그런 것이리라 생각됩니다. 때문에 맥주 애호가들은 대부분 페일 에일을 선호하며, 이 때문에 맥주 애호가가 생겨난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게다가 페일 에일은 대부분의 레몬색을 띠는 맥주와는 다르게 약간 붉은 계열인데, 이 때문에 맥주를 즐겨먹는 혹자는 '색깔 때문에 더 입맛이 돋운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저도 그 색깔만 보면 짠 음식과 함께 먹고 싶은 충동이 생기기도 합니다.
게다가 어느 펍에 가면 전용 맥주잔 테두리에 자몽청을 설탕응고로 둘러놓아 대접하기도 하는데, 그때 첫맛은. 세상을 다 얻었다고 생각해도 되겠습니다.
현재 이 맥주는 CU 편의점에서만 독점 판매 중입니다.
앞에서도 썼지만, 설 당일에 저는 아무도 만나지 않고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잠이 오지 않아 근처 치킨집에서 얌전히 한 잔 하려고 했는데, 치킨집 사장님들도 다 사람인지라 일찌감치 문 닫고 남아있는 치킨집이 없었습니다. 돌고 돌아 치킨집 다섯 군데는 본 것 같은데, 허탈한 마음에 편의점에 가서 네 켄 만원에 햄버거를 결제하고 나와 포스팅해봅니다.
치킨보다 더 얌전한 밤을 보내는 방법. 그건 편의점 밖에 없나봅니다.
'리뷰 > 식음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서. 한국 수제맥주의 시작. 그러나 이젠 그저그래. (0) | 2020.01.27 |
---|---|
흥청망청 마셔보세요. 흥청망청을. (1) | 2020.01.26 |
멕아더 . 이런 한국맥주가 있네? (10) | 2020.01.24 |
스타벅스 리저브 커피. 이제 우리는 아무 커피나 마시지 않는다. (4) | 2020.01.23 |
Slow cow. 고카페인 음료 아니었구나? (1) | 2020.01.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