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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요리

매실청 담그기, 그리고 소분.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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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여섯통 정도이지만 더 많은 양을 이미 선물했었다. 그리고 또 베란다에 남았는데, 소중한 사람에게 또 선물할 생각에 즐겁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에게 내가 담금 매실청을 선물했다. 놀이센터에 선생님에게, 가까운 편의점 점장님께, 자주 가는 커피숍 사장님께도 전달했다. 나는 결혼한 이후로 자주 왕래하는 친구가 없다. 친구에게 준다고 해도 잘 타 먹을 것 같지 않아서 먼 친구들에게 택배로 전달하기까지는 너무 오버하는 것 같아서 그러진 않았다. 친하지 않아 보일법한 사람들에게까지 선물했으니, 그들 또한 '저에게 이 귀한 것을 왜 선물하시는지' 의아해했는데, 나에겐 그들이 소중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눈도장을 찍는 것이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좋다고 들은 적이 있다. 아이를 잃어버렸을 때 누구의 아이인지 이웃사람들이 짐작할 수 있으며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겠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 처럼 내겐 가까운 커피숍, 편의점, 경비원 사람들이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독소. 아미그달린.

1년이 지나 걸러낸 매실과육. 스르륵 벗겨지는 과육들을 매실장아찌로 먹으면 새콤하고 소화에도 좋다.

매실청을 담그고 마실때 가장 걱정되는 것은 바로 독소, 아미그달린이다. 몇 년 전에 매스컴에서 독소가 배출되고 있는 매실액을 먹고 사망했다는 뉴스를 타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실을 잘못 먹으면 죽는다.'라고 알고 있는데, 아무 상관없는것은 아니지만 매스컴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아주 위험하지는 않다. 사실 인간이 아미그달린 독소를 먹고 죽으려면 한 트럭은 먹어야 한다. 이 아미그달린은 매실씨뿐만 아니라 사과씨에도 소량 들어있다. 매스컴에 논리라면 사과씨를 먹은 사람도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죽은 사람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재수가 없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아마 매실액기스의 위로 올라온 독소를 먹고 사망한 것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추측해본다.

 

내 개인적인 검색과 직접 시음도 해본 결과, 50일 정도 지나면 매실청으로 담가놨던 설탕들이 웬만큼 다 녹는다. 하여 매실청이 급한 사람은 50일~ 90일 이 사이로 매실씨를 건져내는 것이 좋겠다. 90일이 지나면 매실씨에서 아미그달린(독소)이 올라오므로, 그 이후에는 1년이 지나야 독소가 다 빠진다. 

 

물론 처음부터 매실씨를 제거하여 담그는 방법도 있다. 훨씬 안정적이긴 하지만 매실만 남겨주고 씨를 빼내는 것이 여간 힘이 들어가며, 담가 놨을 때 매실장아찌의 생김새가 못생기기도 하고, 매실청에 잔여물이 많아져서 직접 먹으려고 담그는 것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선물용으로도 사용하려는 사람에겐 여러므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매실청을 담는 것을 추천한다. 

 

매실 담그는 방법

매실 10KG
설탕 10KG
20L 담금통
베이킹소다 : 매실을 씻을 분량으로 종이컵 한 컵

작년에 담갔던 사진. 작년에는 혹시몰라 15L 담금통을 두 개 준비했는데, 20L 하나만 준비해도 될 뻔 했다.

매실씨를 빼는 전용 도구도 있지만 요번에 담글 때는 매실을 열십자로 잘라서 담갔다. 매실청을 담그는 요령은 다른 과일청을 담그는 것과 같이 매우 간단하다. 과일과 설탕을 1:1 비율로 준비한 뒤, 담그려는 과일을 베이킹소다로 깨끗하게 씻고, 담금통을 알코올이나 뜨거운 물로 소독한 후 충분히 말린 뒤에 과일과 설탕을 번갈아가며 담금통에 넣어둔다. 하루가 지나 설탕이 잘 녹을 수 있도록 저어 두고, 또 이틀이 지나 저어두고, 설탕이 녹기를 간헐적으로 저어주기만 하면 된다. 보통 한 달이면 설탕이 다 녹고 과일 성분이 설탕과 섞이며 청이 완성된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다른 과일청과는 다르게 매실청은 씨 빼지 않고 담그면 90일이 경과할 때 독소가 배출되기 때문에 그전에 과육을 걸러내거나, 1년 뒤에 가스와 독소가 다 배출되면 그때 즐겨도 되겠다.  

 

걸러낸 과육은 매실장아찌로 간단하게 양념장을 만들어 반찬으로 먹어도 좋고, 잘게 다져서 제육볶음이나, 각종 겉절이 음식에도 곁들여먹으면 상큼한 맛을 낼 수 있다. 소화를 돕기도 하는 착한 매실이기에, 많은 양을 담갔음에도 후회가 없다. 선물도 하고, 요리에도 쓰고, 갈증해소에도 좋아서 이번에도 매실을 사서 실컷 담가볼 계획이다. 씨를 거르면서 이걸로 사업이나 해볼까 생각도 하다가 도리질을 했다.

 

 

가만, 매실주를 담가보는 것도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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