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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드라마

넷플릭스 블랙미러 사냥개(Metelhead). 결말과 리뷰. (시즌4/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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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블랙미러 시리즈를 이제야 다 봤다. 평소 드라마나 영화를 즐기는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시즌 5에 스트라이킹 바이퍼스, 레이첼 잭 애슐리 투, 스미더린 에피소드. 그러니까 최근에 나온 시즌5의 에피소드들을 보고 나서 디지털 시대의 디스토피아를 더 보고 싶었다. 어디까지 인간은 발전된 디지털로 인해 망가지고 변화하고 초라해질 수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은 한 회차를 보면 또 보고싶어졌고, 연속으로 보는 걸 참고 또 참다가 가끔씩 아까운 귤 까먹듯 보게 되었다. 하여 결국엔 시즌1부터 차례대로 보게 된 것이다. 적지 않은 분량이었고, 각 에피소드마다 참신함은 뛰어나고 떨어짐이 있었지만 대체로 흥미진진해서 한번 보면 헤어나올 수가 없더라. 하여 다 보고 나서도 '벌써 끝난 것인가' 하면서 허탈했다. 게다가 꿈에서도 가끔씩 블랙미러가 나왔는데. 내가 주인공이 되어 어딘가를 헤매거나 불행을 겪고 있으니. 내 머릿속에 어딘가가 잘못된 것만 같다. 

 

사냥개(메탈해드)

 

특히나 이번에 소개하는 사냥개(Metalhead)는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가끔씩 영화의 스틸컷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며 나를 멍한 상태로 빠져들게 한다. 다른 리뷰어들은 데니얼 칼루야가 출연한 <핫 샷(15Million Merits)>이나, 앤서니 매키가 출연한 <스트라이킹 바이퍼스(Striking Vipers)>를 추천하며, 그것이 가장 자극적이고 제법'미래에 있을 법한 일' 같지 않고 흥미진진하지만, 또 개연성이 훌륭하다. 반대로 지금 추천하는 블랙미러 시즌4의 5화 <사냥개>는 넷플릭스 시리즈 중에 가장 짧은 러닝타임을 갖고 있으며, 영화 내내 흑백으로 진행된다. 게다가 등장인물도 다섯 명이 채 안된다. 영화 끝에 그 상자 안에 무엇이 있었길래 목숨 걸고 그들이 가져가려 했을까 돌아보면 너무 허탈해서 헛웃음이 나지만, 그만큼 큰 슬픔과 여운을 주는 작품이다. 

 

다음은 줄거리와 스포일러가 있다.

 

 


물류창고에 진입한 벨라와 일행.

 

주인공 벨라는 일행 세 명과 함께 어느 물류창고에 잠입한다. 아픈 동료의 자녀에게 그 물류창고에 있는 물건을 선물로 주기 위함이었다. 무언가를 조심하듯, 또 한 번 걸리면 낭패인 듯 시종일관 조심스러우며, 주변에는 인적하나 없고 동물소리도 없다. 물류창고 사다리에 올라 일행이 상자를 들고 내려오려는 순간, 상자 뒤에 숨어있던 전투로봇 '사냥개'가 작은 구슬 모양에 산탄을 기기 위로 뽑아내서 터트린다. 산탄은 순식간에 터지고 이 산탄은 아주 작은 조각도 위치추적을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상자를 들고 내려오려던 일행은 진작에 머리통이 터져버리고, 주인공 벨라는 허벅지에 산탄 조각이 박혀 사냥개에게 위치추적을 당한다. 사냥개는 느리지만 결코 멈추는 법이 없어 언젠가 목표물에 다가가 사람의 머리통을 터쳐버리기 때문에 벨라는 무섭고 힘겹기만 하다. 어느 후미진 계곡에 바위로 숨어 들어가 가까스로 허벅지에 박힌 산탄을 빼내고 도주를 하는 데 성공하는 것 같지만, 산탄을 빼고 흐르는 허벅지의 피가 자취를 남기면서 사냥개는 혈흔을 따라간다. 

 

위치추적을 할 수 있는 산탄을 빼냈으니 추적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벨라는 안심하는데, 저 멀리 언덕에서 자신을 쫓아오는 사냥개를 발견하곤 기겁해서 도망친다. 떨어지는 핏자국으로 그녀를 추격한다는걸 모르는 벨라는 그저 도망치기 급급하고, 점점 사냥개가 자신에게 다가오자 나무 위로 올라간다. 

 

나무위로 올라간 벨라.

 

사냥개 또한 나무 위로 순탄히 올라갈 순 있는 전투병기이지만, 방금전 벨라의 일행을 죽이면서 팔꿈치가 하나 빠져 나무 위로 못 올라가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하하하 너 이 새끼 다리 부러져서 못 올라오지?" 하는데. 끝까지 지켜보는 사냥개를 보고 다시 낙담한다. 그러나 사냥개도 배터리를 충천하는 기기인지라 '절전모드'로 쭈그려 앉는데, 외부 자극을 받으면 절전모드에서 다시 발동이 되니 배터리를 방전시키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 벨라는. 자신이 버릇처럼 먹던 사탕을 꺼내 사냥개를 밤새 반복적으로 맞춘다. 1부터 1000까지 카운트를 새고, 사탕을 다시 사냥개에게 투척하고, 사냥개가 일어섰다가 벨라를 보고 다시 절전모드에 들어가면 벨라는 다시 1부터 1000까지 카운트를 새고 사탕을 던지길 밤새도록 한 것이다. 하여 다음날 동이 틀 때쯤 사냥개는 배터리가 방전된다. 벨라가 도주에 성공한 듯싶으나 사냥개는 태양광을 이용해 자신을 다시 충전했으며, 깨어난 뒤 나무 위에 벨라가 없자 그녀가 흘린 피를 보며 다시 추적한다.

 

벨라는 도주 끝에 저택을 발견해 잠입한다. 잠입은 했는데 사실 저택의 주인은 이미 엽총을 들고 침실에 누워 사약을 먹고 자살했다. 너무 오랫동안 방치되었는지 시체는 다 썪어있었고. 벨라는 썩은 시체 앞에서 무력함을 느끼고 토악질을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시체의 가죽재킷에서 차 키를 꺼내 도주를 계획한다. 엽총도 챙기고 마음이 든든해진 벨라는 밖으로 나가려는 찰나, 사냥개가 자신을 추적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저택에 화방에서 사냥개의 머리에 페인트를 부어 시력을 손상시키는데 성공한다. 밖으로 나와 자동차에 시동을 거는 순간 갑자기 컨츄리 송이 차 안에서 울려 퍼지게 되고, 사냥개는 시각이 페인트로 인해 손상되었음에도 음악을 따라 추격한다. 

 

시동을 켠지 오래된 자동차는 역시 배터리만 있을 뿐 움직이지 않았고, 추격하는 사냥개의 뒤에 몰래 다가가 엽총으로 머리를 터친다. 결국 사냥개와의 지난한 사투에서 이기는 듯싶지만 갑자기 사냥개의 등딱지에서 산탄이 발사되어 벨라는 온몸에 발신기가 박혀버리고 만다. 

 

체념하며 무전하는 벨라.

 

벨라는 저택에 화장실에 들어가 몸에 박힌 발신기를 빼네려다가 목에 깊숙이 박힌 발신기를 보고는 전부 제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체념하고, 자신의 무전기로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을 유언을 남기고 자살한다. 이어 길거리에 곳곳에 숨어있던 사냥개들이 발신기를 따라가며 벨라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한편 동료의 자녀를 위해 목숨걸고 얻으려 했던 물류창고에 물건은 아주 하찮고 아무것도 아닌. 테디베어 인형이었다.

 


 

물류창고에서 건지려 했던 것은. 인형.

 

마지막에 드러난 물류창고의 물건인 '인형'은 동료의 자녀에게 아주 조금이나마 심신적으로 안정을 줄 수 있는 것은 선물이었던 것이었다. 그리 생각하니 또 엄청난 슬픔이 밀려왔다. 전투머신 '사냥개'는 각 앞발에 샷건을 장착하고 있으며, 이미지를 추적하는 눈을 갖고 있었다. 또한 무전 소리와 작은 속삭임 정도를 간단하게 캐치할 수 있는 귀도 갖고 있어 한 마리를 퇴치하는데 어마어마한 힘이 들어간다고 보인다. 막바지에 벨라를 추격하는 수많은 사냥개들을 보고 있자면 숨이 턱 막히는데. 사냥개를 누가 만들었고 그 누군가는 어떻게 되었는진 몰라도, 발전과 욕심을 꾀하는 인간에게서 만들어진 최종병기라는 점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휘젓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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