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서/시 소설 에세이

장류진 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 월급을 포인트로 받아봤어요?

반응형

일의 기쁨과 슬픔

 

일의 기쁨과 슬픔

저자 장류진

출판사 창비

발행일 2019년 10월 25일

 

 

 

판교에서 앱 개발회사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안나.

회사는 중고상품 거래 앱을 개발했는데,

이름하여 '우동마켓'. '우리 동네 마켓'을 줄여 제목을 만들었고.

여기에서 사장이

안나에게 이상한 지시를 내린다.

 

'거북이알'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회원이

새 제품을 너무 많이 올린다고,

너무 수상하다고,

새제품이 게시판에 도배되어 있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고.

직접 만나보고 오라고.

 

만나면 뭐라고 말하면 됩니까?

라는 안나의 말에 사장은 자기 동생에게 말하듯이.

"그냥 적당히 올리라고 해~ 부담스럽다고,

그리고 뭐하는 사람인지나 알아봐.

5만 원 줄게 아무거나 산다고 해.

아 물론 물건은 안나 씨가 가져."

 

 

안나는 마침 회사 탕비실에 캡슐커피머신을 놓고 싶었고,

캡슐머신을 2만원에 판다는 '거북이 알'의 게시글이 올라온다.

냉큼 댓글을 달아 다음날 점심 커피숍에서 안나는 '거북이 알'을 만난다. 

 

"계좌입금하시겠어요? 아니면 지금 주시나요?"

본론만 말하고 행동이 빠른 '거북이 알'은 현금을 받자마자 그대로 뒤돌아선다.

목에 걸고 있는 사원증을 보니 회사 점심시간인 것 같은데.

안나는 용기를 내어 '거북이 알' 에게 소리친다.

"잠시만요. 물건 왜 그렇게 많이 올리시는 거예욧?"

 

뒤돌아보는 모습이 매우 프로페셔널해 보이는 거북이알은,

샌드위치 먹으러 갈 건데 같이 가겠냐는 말을 하고,

얼떨결에 따라간 안나는 재미있는 얘기를 듣게 된다. 

 

원래 거북이알은 카드사의 공연기획팀에서 일했다고 한다. 거기서 공연자를 섭외하고, 기획하는 업무를 하는데, 회장이 클래식 마니아라서, 클래식 아티스트를 자주 따라다녔고, 회장이 인스타그램으로 여기저기 찍고 다니면서 하트를 참 많이도 받고, 아무튼 유명인사라는 것. 

어느 날, 회장이 직접 거북이 알을 불러서, 자신이 좋아하는 연주자를 내한공연으로 초청하면 특진을 시켜준다는 지시를 한다. 밤이고 낮이고 눈을 뒤집고 거북이 알은 일에 몰두했다. 그러자 끝내 회장 입맛에 맞게 내한공연 기획을 잡았는데, 회장이 갑자기 거북이 알을 불러서 화를 낸 것이다. 왜 자신에게 먼저 말하지 않았냐고, 먼저 말해줘야 내 인스타에 올리는 건데!!!

 

 

당황한 거북이 알은 항상 공연자를 섭외하면 실무 선에서 알아서 처리했었는데, 그 일은 회장님의 특별지시였고, 또 회장님의 특별한 인스타 자아를 몰랐다는 생각에 한숨을 쉰다. 그 일로 거북이 알은 부서를 옮기게 된다. 

새로운 부서는 카드 혜택을 기획하고, 파트너 사와 계약하는 업무를 하는 팀이었다. 어느 날 카드 혜택을 프레젠테이션하는 자리에서 난데없이 회장님이 등장하셨고, 또 난데없이 "거북이알. 자네, 이 카드를 좋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라고 묻는다.

거북이 알은 연차답게, 또 당당하게, "이 카드를 쓰면 포인트를 두 배로 주는 겁니다. "

"그래? 자네는 포인트가 좋은가?"

"포인트 다들 좋아하지 않나요?"

"그럼 자네는 일 년 동안 월급을 포인트로 받도록 하게."

 

그 달 월급은 진짜로 포인트로 들어왔고,

거북이 알은 심장이 내려앉는다. 

 

하지만 거북이 알은 그 포인트로 직원 할인가에 해당되는 전자기기와 생활 물건들을 구매하고, 또 우동마켓에 판매하면서 포인트를 현금화 하고 있었다. 포인트가 너무 많아 막막해서 처음에는 눈물이 났는데, 이제는 괜찮다는 거북이 알에게 안나는 자신이 우동마켓 직원이라는 것을 밝힌다.

 

 


장류진의 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은 본인이 판교에서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썼다고 한다. 회사 월급을 포인트로 받는 직원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착안했다는데. 그때 당시 SNS에서 큰 인기를 얻었으며, 이번에 2020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고.

 

단행본은 장류진의 단편소설 8편이 들어가 있는데, 소설 속 남자들이 다들 겉면으로는 완벽하나 속으로는 조금 빈틈이 있거나 음흉한 면이 많다. 소설가가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 만나면 소설도 잘 쓰는데, 말도 잘할 것 같다. 게다가, 좀, 기도 셀 것 같다;; (만나보고 하고 싶은 건 아니다.) 

 


 

 

전직 중고서점 직원의 썰. 첫번째. 신중하게 파세요.

요즘 대부분 대형서점으로 중고책을 판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 겁니다. 알라딘, 예스24, 교보문고에서 중고책을 판매할 수 있는데요. 그 대형서점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제가 그때의 이야기를 몇 번에 걸..

jazzifood.tistory.com

 

 

일간 이슬아. 그 아슬아슬하고도 비밀스러운 개인의 이야기.

연간, 격월간, 월간, 일간. 잡지나 신문 같은 시시때때로 발행되는 것들은 대부분 시기를 정해놓죠. 흔히 월간은 잡지, 일간은 신문의 성격을 띠곤 합니다. 그런데, 이건 어떤가요. ‘일간 이슬아’ 매..

jazzifood.tistory.com

 

 

감정 표현 불능증. 아몬드 하나 빠진 학생의 이야기는 어른이 읽어도 감동이었다.

아몬드가 처음 발행되고 책 표지도 맘에들고 뒷면을 보니 내용도 궁금해서 한 권 샀었다. 음~ 재밋네. 그러고 아무생각없이 커피 한잔을 마시기 위해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았다. 그러고 몇 년 전. 직장 후임에게..

jazzifood.tistory.com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