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칭다오가 있고, 뉴욕에 브루클린 라거가 있다면, 한국에는 강서가 있지. 라고 생각되게끔 시작한 <강서 마일드 에일>입니다. 그 시작은 창대 했으나, 많은 한국 수제 맥주가 치고 들어오는 바람에. 애플이 애플이라면 중국은 샤오미지. 하는 짭퉁스런 느낌의 맥주가 되어버린 건 제 느낌일까요. 역시나 한국 맥주가 이 정도야?라고 감탄할 만한 맛이긴 하지만, 너무 많은 신제품이 치고 들어와 그 의미가 희미해져 버린 강서 맥주입니다.
지난 2017년에 청와대에서 문제인 대통령이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 만찬으로 세븐브로이를 선택했습니다. 세븐브로이는 그 입장에 맞춰 가장 자신 있는 맥주인 강서 맥주를 들이밀었는데요. 지역의 발전과 한국 맥주의 발전을 기원하며 지역명을 딴 강서 맥주는 그 이름만큼이나, 그 디자인만큼이나 매우 이색적입니다.
에일의 가장 큰 매력으로 역시 거품부터 머금었을 때 베어나오는 상큼한 오렌지 향과, 뒤이어 나오는 쌉싸름한 풍미는 역시 라거보단 에일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하지만 다른 외국 에일보다는 역시 전체적인 감각이 덜하다는 게 아쉬우며, 이 느낌을 최대로 키우기 위해 냉동실에 한 시간 정도 보관해서 강서 맥주의 진가를 최대한 업시켜 봅니다. 다들 알잖아요? 맥주는 시원한 것이 아니라, 차가워야 맛있다고요.
이런 지역 이름을 딴 맥주들은 특히 그 지역에서 맥주 매출이 높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지역이름을 딴 맥주는 그 지역에서 먹어야 또 맛있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의 심리겠지요. 역시 맥주는 분위기, 술은 분위기로 마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이런 상큼한 에일 종류의 맥주 안주는 역시 건어물이나 느끼한 음식이 제격입니다. 괜히 입안이 껄끄러워지는 과자류나 땅콩은 뒤로 미뤄두시길 바랍니다. 특히 마카로니는 안됩니다. 언젠가 교촌치킨을 홀에서 먹는다고 갔다가, 강서 맥주가 보여 주문했고, 뒤이어 기본으로 나오는 마카로니에 한잔 했던 기억이 있네요. 맥주 애호가라면, 마카로니는 멀리 하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많이 마시려고 맥주 마시나요. 맛있게 마시려고 맥주 마시죠.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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