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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요리

며칠간의 밀프렙. 아내에게 항상 건강하고 맛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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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토다이어트, 저탄고지, 먹는단식, 키토키친, 간헐적단식 등등등... 사실 와이프는 끝도 없이 식재료와 다이어트에 대해 고민합니다. 그러는 와이프에게 저는 항상 운동을 권유하고요. 하지만 인간이란 게 쉽게 변하나요. 웬만한 다짐이나 환경 변화 없이는 사람이 잘 바뀌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조언해봤자 저조차도 제대로 바뀌지 않으니 그저 와이프에게 열심히 요리라도 잘 해줘야겠단 생각이 근래엔 참 많이 듭니다.

아보카도, 베이컨, 양상추, 소시지를 그냥 식탁에. 커피 한 잔과 아침.

여러 가지 식단을 와이프가 고민하고 책을 사 오고 반복하던 중에, 밀프렙 샐러드 관련 책을 하나 가져왔습니다. 항상 일하느라 지치고 매일같이 피곤한 와이프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요리 대접뿐인데, 항상 와이프는 그게 미안하다는 겁니다. 손도 자주 터 오르고 피나고 벗겨져서 설거지도 제가 많이 했던 터라 아마 미안했을 겁니다. 그런 저에게 밀프렙 샐러드는 요리하는 시간을 단시간으로 줄이는 효과적인 레시피였습니다.

 

요리법을 바꾸게 되면 일상에 찾아오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먹던 고추장, 된장, 간장부터 시작해서 케첩과 마요네즈, 설탕 같은 조미료까지 일일이 성분표를 훑어봐야 하고, 레시피대로 조리하고자 하면 또 식재료를 안 샀다는 생각에 부담. 게다가 요리책 보고, 지지고, 요리책 보고 볶고, 그러다가 시간은 세월아 네월아 가버리고, 몸은 지쳐만 가고. 한 끼 식사하는 게 이렇게 어렵다는 생각. 그 때문에 또 와이프는 미안한 마음만 한가득.

 

베이컨, 사과, 로메인, 그리고 오리엔탈 소스를 곁들여 점심

 

이 요리법은 채소를 숭덩숭덩, 소스를 휘적휘적, 간단하게 내어주는 샐러드 위주이고. 하루에 단 한 끼만 이렇게 먹는 식단이에요. 간헐적 단식이라고는 하는데, 사실 허기지면 더 먹을 때도 있고, 안 먹을 때도 있고, 식사습관이 워낙 불규칙하고, 폭식과 단식을 들락날락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거 스트레스 받는 건 와이프 본인의 몫이기에, 일단은 제가 할 수 있는 요리를 충실하게 하자는 생각만이 앞서 있습니다.

삶은 계란, 파프리카, 베이컨, 양상추, 그리고 오리엔탈 소스.

 

 

무엇보다 이런 생활을 2주일 정도 노력해봤는데, 제가 요리 습관이 달라진 게 있습니다. 무조건 맛있게 만들어야겠다는 강박이 없어졌다는 겁니다. 채소나 베이컨만으로도 그냥 먹어도 충분히 맛있고, 와이프가 그걸 즐겨 한다는 점이 무척 행복했습니다. 때에 따라 아무것도 아닌 샐러드가 이국적인 맛을 품고 있어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식단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운동습관이 잘 잡히지 않고, 때에 맞게 식사를 못하시는 분은 한 번 레시피를 따라 해보셔도 좋겠습니다. 야채를 사놓고 충분히 오래 보관할 수 있는 팁들도 있으니 편리합니다. 제가 봤던 어느 요리책보다 간결하고, 또 좋았습니다.(물론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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