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보/육아정보

공동육아 어린이집 7일차 보고서. 통통 어린이집.

반응형

우리 가족은 지난달부터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대한 검색을 했고, 주변 어린이집과는 다르게 아이를 맡기고 데려오는 개념이 아닌 어린이집에 직접 관여하고 참여하고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는 곳을 원했다. 하여 알게된 것이 노원에 통통 어린이집이었다. 우리 부부가 지난날 고민했던 일부의 기억을 지난날에 기록한 바 있다. 공동육아 관련도서 5권. 그리고 우리부부의 결정.

 

위 사진은 아이들이 직접 가꾼 텃밭이다. 저기에 부추, 무, 배추, 상추, 고추 등등을 심어놓았는데. 아이들이 저 풀잎들이 자라는 모습을 직접 본다고 한다. 직접 심은 모종이 싹이 트는 것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심정은 어떨까. 생각만으로도 벅찬다. 

 

어른들의 별명

여기서 아빠와 엄마는 전부 별명으로 불리운다. 수수, 치즈, 두부 라는 자연친화적인 애칭부터 시작해서 매우 다양하다. 마이쮸, 괜찮아, 복어, 다이베이더, 상상을 초월하는 어른들의 별명을 통해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친숙함을 느끼며 자기 의사표현을 더 쉽게하게 된다. 

 

표현이 확실한 형님

나의 아들은 불만이 생기면 아빠한테 쪼로로 달려와 "아빠! 쟤 혼내줘! 내가 하는 놀이 방해했어!" 라고 이야기하곤 하는데, 그때마다 상대 친구가 변명하기 급급하거나 자신의 부모에게 달려가 품에 안기곤 했는데, 여기 통통 어린이집 아이 중에 한 명은 굉장히 인상 깊었다. 묵묵히 있다가 자신의 할 말을 내 아들에게 쏟아낸 것이다. 이는 무엇을 뜻하겠는가. 자신도 의견이 있고, 어른이 먼저 보여서 무섭고 겁난다기보다, 오히려 상대방에게 자신을 어필하는 감정적인 공간을 만들어낸다는 말 아니겠는가. 자율과 본인을 사랑하는 존중성. 이런것이 어린나이에 누리과정보다도 더 중요하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드디어 아빠관계.

주말에는 내가 축구를 좋아하지 않아서 참여를 하지 않았으나, (나는 남잔데, 축구하라고 강요하지 마라.)아빠들끼리 동네에 모여서 풋살을 하는 것 같았다. 아빠육아를 하는 사람으로서 아빠들끼리 친해지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런 공간까지 마련되어 있으니 정말 선택하길 잘 한 것 같다. 

산나들이

요즘은 전염병 문제로 다들 마스크를 쓰지만 그래도 황사가 없어서 대부분 날씨가 좋다. 하여 마스크를 쓰고 매번 근처 산에 아이들이 올라가는데, 떨어진 낙엽도 많고 맑은 개울물이 졸졸졸 흐른다. 여기서 아이들이 정말 할 놀이가 많다는 것을 이제사 깨닫는다. 자연이 아이들에게 최고의 놀잇감이라는 것을. 오전 한두시간 한 살 터울의 형님반 친구들과 신나게 뛰놀다보면, 같이 마시는 매실차도, 유자차도 꿀맛이다. 내 아이는 집에서 매실차와 유자차는 거들떠도 보지 않더니, 형님반 친구들이랑은 그렇게 잘 먹고 또먹고 또 달라고 하더라. 선생님이 더 없어서 자신의 것을 나눠주었다. 

편식없이. 기대할까.

역시 상황의 힘, 분위기의 힘이 이런 것일까. 간식으로 나오는 미숫가루도 곧 잘 먹었고, 충분히 익은 고춧가루가 들어간 김치도 점심메뉴에 나왔다. 선생님이 권하니 곧 잘 먹었는데, 나도 그 김치를 한 번 먹어봤다. 정말로 성인이 먹는 김치의 그 맛과 같았다. 씻겨주지도 않았고 바로 입에 엏어서 잘만 먹는 것이 내겐 적지않은 충격이었다. 이제 내가 먹는 것과 같이 아이가 조금씩 먹기 시작한다는 것이 설레기도 했다. 

마치며

그 어떤 놀이방법보다도, 그 어떤 상황에서라도, 좋은 선생님이 있다한들, 좋은 커리큘럼이 있다한들, 자신에게 가장 친한 친구, 또는 조금 더 나이많은 한 살 형 누나들이 가장 좋은 친구 동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