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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공동육아 관련도서 5권. 그리고 우리부부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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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공동육아를 왜 결정하게 되었는가.

결혼하신 당신. 아이를 낳은 당신. 어린이집에 보내고 일보는 당신.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그날따라 잘 지내지 못했습니다. 아이가 밤중에 말했던 이야기 때문이지요. 평소에 저희 부부는 아이와 함께 잠자리에 누워서 아이가 그 날 있었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곤 하는데요. 엄마 아빠 사랑한다는 이야기도 자기 전에 가장 많이 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 날 아이는 선생님이 때렸다고, 게다가 이렇게 이렇게 하며 자신의 머리를 세차게 때리면서 맞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은 저희 부부는 그날 이후로 틈만나면 가슴이 덜컹덜컹 내려앉았습니다. 저는 설마 그랬겠냐며 애써 외면했는데, 와이프는 역시 그렇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알아봐야 할 문제들을 놓고 저는 회피했습니다. 그럴 리가 없다며, 그렇게 친절한 분들이... 그럴 리가 없다며 너무나도 외면했죠. 이렇게 제 주변의 이웃을 감싸고도는 저도 이상했습니다만, 정에 휘둘려할 말을 못 하는 저의 지난날을 안타깝게 회상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그 날 이후로 코로나도 격상되어 한동안 집에서만 아이를 데리고 있었고, 그냥 퇴소결정을 내렸습니다. 어린이집에는 그냥 전염병 때문에 못 보내겠다고 하며 에둘러 말하고는 처리를 하였지요. 그간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지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4살 아이가 이제 어린이집을 안 가기 위해 꾸며내는 말을 하진 않을 것 같았습니다. 

함께 키우는 우리 아이.

저희 부부는 생각했습니다. 다른 대안이 없을까. 우리 아이는 발달이 늦고, 다른 아이보다 반찬도 덜 먹고, 놀이 참여도 안하는 편이며, 혼자만에 상상에 빠져 지내는 아이인데, 이것 때문에 또 다른 어린이집에서도 불똥이 튀는 것은 아닐까. 

 

다른 어린이집을 가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다 크면 모를까 아직 유아시기인데, 보살핌을 부모가 직접 관여해야하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죠. 여기저기 둘러본 결과, 저희가 선택한 길은 공동육아였습니다. 

아이의 활동을 CCTV로 단순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한달에 한 번은 부모들이 돌아가면서 교사가 되고, 주마다 돌봄의 장이 되는 어린이집을 직접 청소하며, 재정과 홍보, 신입으로 들어오는 원아를 교육하는 것도 전부 부모가 합니다. 이렇게 부모들이 조합원이 되어 똘똘 뭉친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그 이념부터가 철저하고 확실합니다. 

본래 없었던 터를 닦고 길이 되는 것은 쉽지 않죠. 하여 저희 동네에 생긴 공동육아 어린이집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러가지 시행착오 끝에 드디어 간신히 안정세를 되찾은 공동 어린이집에 이제 막 저희 아이는 입소를 합니다. 그 시설이 낙후한들 어떠합니까. '부모가 직접. 내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를 키운다'는 명목으로 모두가 손을 합친 공동육아는 생각만으로도 좋은 취지 같습니다. 

 

획일적인 교육제도를 반대한다.

또한 기존에 있는 교육의 틀을 깬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점수를 메기고 줄 세워서 유능하다 못하다를 판단하는 현시대에, 그냥 아이 자체로만 클 수 없을까 많은 사람들이 고민한 것 같습니다. 아니 사실은 오래전부터 진행되었던 교육의 문제점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공동육아는 누리과정에 지배받지 않는 어린이집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생활습관을 아얘 나몰라라 하고 방치하는 교육은 아닙니다. 기초적으로 해야 하는 여러 가지 환경들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질 수 있도록 담당 선생님이 보살펴주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공동육아. 그리고 설국열차.

이우학교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대안학교에 대표적인 학교로서. 성적과 등급으로 교육제도를 만들어놓은 우리나라 교육환경을 뒤짚고 토론과 자유로운 수업의 장으로 탄생한 이우학교에 대해 학부모들은 치열합니다. 이우학교에 다녔단 말 만으로도 엄청난 스펙을 만들기에, 입학설명회가 진행되기 전에 근처로 이사를 감행하고, 탈락하면 민원도 넣는다더군요. 좋은 취지로 설립된 학교에, 사교육과 아이의 스펙이라면 자신의 뼈라도 갈아버릴 심산인 학부모들의 전쟁이라니. 정말 혀를 내두릅니다. 

 

제가 공동육아를 선택한 것은 이우학교처럼 대단한 대안교육을 실현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첫번째는 아이를 그냥 맡기고 데려오는 탁아소의 개념으로 어린이집을 사용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는 아이를 좀 천천히 키우고 싶었습니다. 각자 아이에게 발달이 다 다를 텐데, 벌써부터 누리과정이랍시고 동요 들려주고 클래식 들려주고, 생활습관을 길들인다는 게 이상합니다. 하여 닭장에 닭 넣듯 안 키우려고 생각했습니다. 세 번째는 나의 발전입니다. 부모로서, 그리고 아이를 맡는 교사를 공감하면서 어린이집에 개입하는 사람이 되고자 결정했습니다. 

 

보육 폭력.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어린이집에서 원아를 폭력 하는 선생님은 어떻게든 생겨날 것입니다. 제 주변만 보더라도 아이를 탁아소로 보낸다는 개념인 사람이 거의 100%이며, 맡기면 알아서 잘해주겠지. 하는 부모들이 많거든요. 아이 키우기 힘든 거 잘 알고 있으면서, 그런 부모들이 교사들의 힘듦은 잘 모릅니다. 커피 배달하고 빵 선물해봤자, 뒤돌아서면 아이들이 때 부리고 울고 있는데, 그 스트레스 감당을 누가 해주겠습니까. 빵이 해결 못해줍니다. 커피도 해결 못해줍니다. 그래서 어린이집 교사는 부처가 해야 되는 겁니다. 이 시대에 어린이집과, 유아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제 아이가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 행복하길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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