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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아티스트&음반

마일스 데이비스가 재즈 처음인 사람에게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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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신의 재즈 트럼펫터, 그러나 재즈사에 있어서 마일스 데이비스의 이름은 트럼펫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는 쿨(COOL) 재즈, 모드 기법, 퓨전 재즈 등 수많은 재즈 형식을 선도했으며, 대중 속에 과감히 파고듬으로써 재즈의 대중화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 
-글 : 이종승 / Kind of Blue 앨범 첫장에서. 
드러머 Jimmy Cobb는 <Kind of Blue>에 대하여 "천국에서 만들어진 리코딩"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것은 아마도 우리가 얻고자 하는 마일즈의 음악에 대한 (그가 그토록 밝히기 싫어하는) 설명이 아닐까 하며, 그 안에 초월적이고 시적인 무언가가 있기에 <Kind of Blue>에는 마치 천국과 같은 그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바로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당장 유일하게 앨범에 수록되지 않았던 첫 번째 테이크인 'Flamenco Sketsches'의 altermate take를 들어보길 바란다.
-Robert Palmer / Kind of Blue 앨범 첫 장에서.

'많은 재즈 평론가, 재즈 연주자가 이 정도로 극찬을 하는데도 나는  이 음악이  좋을까. 사람들이 마일스 마일스 하는데 나는 재미가 없을까. 감동도 없고.'

 

이렇게 생각한 적이 있다. 그래서 계속 계속 들어봤다. 사실 내가 재즈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는 재즈 시대를 잘 타고 있지 않으며, 클래식에 비해 매우 자유롭고, 그들의 문화가 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아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던 것 같다. 

마일스의 앨범은 족히 컴필레이션까지 100장이 훌쩍 넘는데, 정규 앨범도 찾기 힘든것은 물론이요. 그가 연주할 '때마다' 앨범이 나왔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들어야할 지 몰랐. 물론 지금도 모른다. (ㅎㅎㅎ 우물을 아주 그냥 계속 파야돼.)

 

시도 때도 없이 듣다 보니 어느덧 그의 음악이 뭔가 와 닿을 때가 있기도 했다. 특히 비 오는 날, 흐린 날씨에, 새벽에 들으면 그 음악이 현란하거나 지루하지 않고 좋았다. 마치 내가 영화 속에 주인공이 되어 누군가 나를 카메라로 비춘 느낌이 든다. 하여 힘껏 주인공 행세를 하기도 한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데 말이다. 쿨 재즈라는 것은 이런 것 같다. 삶이 어떤 식으로 힘들고 각박하던지 자신의 삶엔 여전히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걸 말해주는 것 같다. 

 

만약 재즈를 좋아하고'싶은' 사람이 내게 마일스 데이비스의 앨범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추천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한 곡 한 곡은 추천해 줄 수 있겠다. 

 

Bye Bye Blackbird

날씨가 흐린 아침 출근길에 들으면 특히 좋다. 처음부터 발랄하게 들어가는 피아노 선율에 하루가 시작되는 느낌이 산뜻하다. 중간에 존 콜트레인의 솔로가 고개를 춤추게 한다. 

Miles Davis - Bye Bye Blackbird

human nature 

내 기억으론 마이클 잭슨의 노래인 것으로 알고 있다. 마이클 잭슨과 마일스 데이비스가 동시대 사람인 것도 최근에 알았다. 이렇게 가방끈 짧은 공부라니... 이렇게 적으면서 기억해본다. 마일스의 곡을 듣고 마이클 잭슨의 노래를 들어보니. 원작보다 트럼펫 소리가 훨씬 좋다. 역시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가사가 없는 음악은 좋다.

 

 

이렇게 가장 처음에 마일스 데이비스를 기어코 좋아하게 된 두 곡을 링크에 넣어봤다. 충분히 들을만하다면 슬슬 Kind Of Blue, Flamenco sketches, Autumn Leaves, 를 들어보시길 바란다. 

 


때때로 음악은 아티스트의 성격을 일부 알려주는 역할도 하는 것 같다. 쓸쓸하고, 파격적인 음색을 듣고 있자면, 외적으로 굉장히 폭력적이고 내적으로는 쓸쓸한 면을 보여준다. 실제로 마일스 데이비스의 성격이 그렇다. 거친 언행과 쿨한 연주 방식으로 협업자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한 예로 공연장 뒷마당에서 담배를 피우던 그는 백인 여성에게 택시를 안내하다가 경찰이 그 장면을 목격, "가던 길 그대로 가시라"고 경찰이 말하자 "for what?(뭣 때문에?)"라고 말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백인에게 나쁜 감정을 갖게 된 마일스는 자신과 함께 연주했던 유일한 백인이자 지금도 회자되는 아티스트 빌 에반스를 자신의 멤버에서 제외시킨다. whitey(백인을 비하하는 언어)라고 하며 말이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사망 후 뉴욕 타임스에서는 이렇게 보도했다. 

“데이비스는 변덕스러운 성질과 대중에의 오만한 발표, 그리고 무대 위에서는 카리스마와 냉담한 태도로 유명했다. 한동안 그는 관객에게 등을 돌리고 연주했고, 솔로를 하지 않을 때는 무대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 대중에게 비친 그의 모습은 화려하고 타협을 모르며 극도로 개인적이었다. 그는 페라리와 람보르기니를 몰았고,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를 말하지 않고는 못 배겼다.”

 

아무튼 재즈를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범적으로 그의 음악을 안 들어 볼 수가 없다. 꾸준히 듣다 보면, 외롭거나 쓸쓸하거나 혼자 있을 때 반드시 마일스가 생각날 것이다.

 

-마지막 문단에 마일스에 대한 사실들은 전부 [인디 포스트] [마일스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 게시글을 그대로 발췌했습니다. 

 

마일스 데이비스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

2016년에 상영한 영화 <마일스 어헤드>는 그의 일생 중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5년간의 행적에 관한 영화다. 그는 재즈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지만, 그에 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이 의외로 많다.

www.indie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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