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 기타라고. 알고들 있나 모르겠다. 한 번 들 들어보시라. 집시 기타에 빠지면 그 누군가에게 소개하기 민망할 정도로 격정적이다. 쌈바 음악이랄까. 이런 이국적인 음악은 어디 열띠고 더운 나라에서 한바탕 춤사위를 벌여야 할 것만 같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저 점잖은 옷을 입고 출퇴근을 할 뿐이다. 속으로 열정을 불태우는 나만의 음악은 역시 박주원의 집시 재즈 음악이다.
1. My little brother
2. 슬픔의 피에스타
3. One Day
4. 방랑자 (Feat. 최백호)
5. 환상의 노래
6. 애인 (Feat. 김광민)
7. Manouche walts (Feat. 전제덕)
8. 빈대떡 신사 (Feat. 정엽)
9. El Clasico
10. Overjoyed
집시 재즈 기타는 그 장르 만큼이나 독보적이다. 때론 박주원 기타리스트 혼자 만들어낸 이색적이며, 어색한 장르 같기도 하다. 이런 장르가 붙여진 이유를 알고 싶다면 역시 들어봐야 할 것이다. 많은 수식어나 설명이 필요 없다. 한 곡만 들어봐도, '아...' 한다. 허밍이나 뚜뚜 빰빰 같은 따라 부르기로도 어려운 복잡한 음계와 빠른 템포로 정신을 집중시킨다. 어느새 나는 고개를 흔들면서 음악을 듣는다. 재즈를 듣는 건지 락을 듣는 건지... 저만치 지켜보는 사람은 혀를 찰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 때 클래식 기타를 접한 박주원은, 음악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으며 자랐다. 많은 유명 음악가의 집안이 그렇듯, 박주원도 마찬가지라는 뜻... (대부분 음악인을 하려다 좌절하는 이유는 돈과 집안의 반대 같은... 결혼과도 같은 이유 아니었던가.)
박주원 기타리스트의 음원에는 정엽의 퓨처링이 꽤 많이 나온다. 여기서 정엽이 퓨처링한 곡들은 주로 살랑살랑 허밍을 넣는다던지, 뽕짝에 가사를 노래하는 수준인데, 박주원 군대 시절 군악단에서 정엽이 선임이었다고 한다. 거기서 솔직히 클래식 기타리스트가 활약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나. 그저 트로트나 치고, 소대장에게 잘 보일만한 연주나 죽어나도록 연습했을 거라 예상이 간다. 거기서 아마도 핑거링이 늘었지 않나 감히 짐작해본다.
한참 오혁이 대중의 관심사로 자리 잡을 때 누군가가 '아... 혁오 밴드는 내 건데, 나만 들을 건데...' 하는 댓글이 또 이슈이지 않았던가. 박주원이 나에게 그랬다. 1집 <집시의 시간>, 2집 <슬픔의 피에스타> 정도 나올 때까지만 해도, 그는 오로지 '내 거'였는데, 요즘은 수많은 방송매체에 세션으로 자리 잡거나, 또는 메인으로 인터뷰를 하고, 라디오에서 즉흥으로 연주. 게다가 그의 입담은 의외로(?) 재미있어 인기가 많이도 상승했다. 최근에는 조정치, 전제덕, 최백호와 함께하면서 B급 연주자에서 B+급. 거의 한국 재즈계의 A급으로 물망이 오르고 있지 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윈터플레이 이주한의 유튜브에 나와서 나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아니, 둘이 친했던 건가.)
덧붙이자면 나는 음악 들을 때 인상을 많이 보는 편인데, 박주원 기타리스트의 인상은. 그렇게도. 집시스럽다. 그렇게 현란한 테크닉이 손가락에 있는데, 표정이 연주하면서 잘 안 바뀐다. 어쩌면 연주하면서 음악을 많이 느끼고 생각을 정말 많이 하는지도.
지금은 정말 많이 화려해졌다.
정말 많이 화려해진 2018년 싱글 앨범 4집에서도 역시 추천할만한 음원은 산더미이지만, 주제곡부터 먼저 눌러보시길 바란다.
1. Maestro, Amigo
2. Eurasia Express (feat. 유태평양)
3. The Last Rumba
4. A Boring Day
5. 10월 아침 (feat. 윤시내)
6. 청춘 II
7. Song For The West Seamen
8. 잔상
9. Arkhang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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