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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나는 오늘 8,450원을 벌었는가. (블로그를 하며 드는 생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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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업 아빠입니다. 요리하고 밥하고 빨래하고 아이를 돌보고 있죠. 돈은 와이프가 벌어옵니다. 저는 가부장적인 제도에 반대하며 남자가 되었으면 가장이 되어 나가서 돈을 벌고 와이프와 아이에게 떳떳해야 한다는 관념 따윈 없지만, 은연중에 그래도 집에서 아이 돌보는 주제에 할 말도 제대로 못 하고 빌빌거린다는 의식이 감싸곤 합니다. 다시 말해 제가 그렇게 스스로 불쌍하게 여기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돈이 있어야 제 곁에 사람에게 떳떳하다는 생각이 있죠. 

 

그래서 그런지 지지부진한 블로그 수익 때문에 고민이 많습니다. 어떻게하면 남들이 내 글을 많이 볼 수 있고, 또 내가 잘 쓸 수 있을까. 내가 즐거우면서 도움이 되는 글은 무엇인가 오늘도 고민합니다. 주로 육아가 끝나고 와이프와 아이가 잠들면 저는 24시간 카페에 앉아서 글을 쓰기 시작하고 정보를 수집하는데요. 사실 대부분 올리는 글들도 새벽에 마치는 글입니다. 그렇게 3시쯤 글을 완성하고, 또 다른 궁리를 하다 보면, 잠이 부족해지고 쉽게 지칩니다. 

 

 

오늘은 입이 심심해서 카페에 들르기 전에 육개장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먹고, 담배는 끊었으니 껌이나 하나 샀습니다. 그렇게 앉은 카페에서 멀뚱히 생각해봅니다. 나는 오늘 8,450원을 벌었는가. 내가 아이와 상호작용하고 반찬을 만들고 설거지를 하는것이 가정 보육하는 사람이나 집안일을 처리해주는 도우미를 구하는 것보다는 이득일 수 있겠습니다만, 그런 뜻이 아니라 현금을. 그러니까 현금을 8,450원을 벌었느냐가 중요한 겁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접었던 것도 이런 탓입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잘 운영하다가 티스토리를 시작한 것은 순전히 애드센스 광고 수익이었습니다. 그래야 현금이 들어오니까요. 네이버 블로그에서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해봐도 결과는 체험단 수준이었습니다. 상품을 배송받고 리뷰를 쓰는 수준은 처참합니다. 마음에 안 드는 제품을 골라 받고 리뷰를 쓰는 것만큼 저에게 허왕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엄청 고가의 상품이나 식사권을 제공받는다 한들, 제가 진정으로 원하지 않으니 감동조차 없겠죠. 문제가 그것입니다. 돈을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으로 내 아이의 사탕을 사줄 수는 있지만, 체험단 신청으로 가까운 편의점에 들러 아이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줄 수는 없는 노릇인 겁니다.

 

어떻게든 글은 쓸 것이고, 광고는 송출합니다. 오늘 하루는 1$. 천 원 벌었습니다. 좀 괜찮은 수익입니다. 그러나 이대로 안주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든 전문성을 찾아서 돌파할 것이고, 저만의 원칙으로 수익을 낼 것입니다. 오늘도 8,450원에 한참 못 미치는 돈을 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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