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하. 코타로 오시오로 부터 시작된 강렬한 기타리스트.

제가 기타를 배우게 된건 7년전이었습니다. 같은 대학교 친구가 '기타 연습을 하려면 일단 기타를 질러야 한다.' 라는 말 때문에 그때 당시 저에게 턱없이 비싼 가격 27만원에 기타를 구매했습니다. 그러고는 그대로 방치했습니다. 일단 기타를 사 놓으면 뭐합니까. 연주하고 싶은 곡이 없는데. 

친구는 영국 밴드 오아시스를 좋아했습니다. 저는 사실 그 오아시스의 음악도 좋았지만, 오아시스를 좋아하는 그 친구를 동경했던 것 같습니다. 무언가에 흠뻑 빠져서 고개를 흔드는 모습을 보니, 아주 멋져보였지요.

 

한참 뒤로 시간이 지나서 저는 핑거스타일 주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기타 치는 것 하나만으로 반주와 노래를 직접 연주하는 스타일 인데, 뿐만아니라 드럼의 연주도 어느정도 따라 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었습니다. 단순히 기타줄을 퉁기는 것이 아니라 측면을 두드리면서 현란하게 연주하는 모습이 아주 멋져보일 뿐 아니라, 음색 또한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 본 코타로 오시오의 splash라는 곡을, 악보도 볼 줄 모르면서 연습하게 됩니다. 

 

Kotaro Oshio - Splash

혹시 '퍼커시브'라고 알고 계신가요? 퍼커시브는 흔히 사람들이 기타연주 '딩가딩가'라고 칭할때 그 뜻과 같습니다. 이것의 변형, 그러니까 속칭으로 '코타시브'라고, 코타로 오시오의 퍼커시브는 기타줄을 손가락으로 때리면서 비트의 느낌을 추가하는 모습을 말합니다. 

퍼커시브도 제대로 못하면서 결국 코타시브라는걸 하려고 버둥거리다보니, 기타연습은 지칠 수 밖에 없었던 저 자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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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하 군이 커버한 Kotaro Oshio - Splash

사설이 길었습니다. 핑거스타일 연주자들의 연주를 계속 찾아 듣다보니, 정성하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지금이 2020년이고, 어느새 13년이 훌쩍 지났네요. 10살 정성하군은 어린나이에 코타로 오시오의 곡을 커버하고 유튜브에 올립니다. 그리고 그는 슈퍼루키로 떠오르게 됩니다. 다양한 곡들을 커버하고, 음악에 관련된 진로를 찾아가며, 작곡을 하며 자신만의 앨범을 만들어갑니다. 

 

2010년 발매. 정성하 1집 - Perfect Blue

01. Hazy Sunshine
02. Billie Jean
03. One Of Us
04. California Dreaming
05. Love Of My Life
06. Fields Of Gold
07. Superstition
08. Perfect Blue
09. More Than Words
10. Livin' On A Prayer
11. A Whiter Shade Of Pale
12.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
13. Twist In My Sobriety
14. I Believe I Can Fly

 

화제의 영상을 올리고 3년뒤에 자신의 앨범을 처음으로 발표한 때는 이미 중학생입니다. 자신이 작곡한 음악도 있지만 대부분 커버한 곡이며, 스타일리쉬한 기타연주를 하고 싶을 만도 한데, 잔잔하고, 또는 애잔한 곡들로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것을 일각 보여주기도 합니다. 특히 03번 트랙과, 08번 트랙은, 지금도 그때 당시 정성하의 어린 모습이 잘 연상되는 곡이기도 합니다. 

 

정성하와 함께하는 뮤지션들. 왼쪽부터 코타로 오시오/ 트레이시본디 / 울리 뵈게르샤우센

정성하의 기타연주와 감수성은 이미 수준급입니다. 독일의 기타리스트 거장 울리뵈게르샤우센 본인이 직접 정성하에게 기타를 가르쳐주고 싶어 했다는 말이 들려올 정도 였습니다. 그때 나이 고작 고등학생이었는데 말이죠. 

'어린아이가 저렇게나 기타연주를 잘해?' 라고 생각할 정도로 정성하는 세계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지만, 이제는 성인이 되었고 지금도 진로를 기타로 하고 있는지 궁금하신 분들 계실겁니다. 지금도 정성하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꾸준히 대중가요를 커버하고, 세계를 투어하며, 자신만의 작곡으로 앨범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또래에 맞는 현재 젊은 아티스트들과 협연을 하기도 하고요. 정말, 잘 자란 것 같습니다. 

 

윤하(YOUNHA) X 정성하(Sungha Jung) - '비가 내리는 날에는' (On a Rainy Day) Acoustic 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