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 형님이 무인 과자점을 창업했다. 아이스크림과 세계 과자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으로, 24시간 항상 열려있고 계산도 고객이 하는 무인 과자점인데, 장사가 잘되어서 점포를 몇 개 더 오픈하고 있었다. 갑자기 많은 수의 점포를 올리려고 하는 것을 보니 가족 입장에서 걱정은 되는데, 장사가 너무 잘된다고 하니 내가 할 말은 없겠다.
하여 뭐가 그리 대단한지 구경도 가보고 아이에게 과자 몇 점을 공짜로 쥐어줬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쥐어준 과자가 너무 맛있잖아. 되돌아서서 생각해보니 과자값이 한 봉에 천 원이었다. 게다가 예전에 슈퍼에서 사 먹던 초코 롤/웨하스/누네띠네 등의 과자 맛과 거의 흡사했다. 비록 그 과자들만의 느낌을 완벽하게 재현하진 못했지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가격 대비 훌륭한 맛이었다.
이렇게 하나 둘 형님네에서 까먹고 감탄을 너무 하니까 다음에 또 놀로오라며 티라미스 향 스틱과 일본 과자 몇 개를 더 쥐어줬다. 그 뒤로 까 보진 않았지만 맛에 대해서는 '설마 맛있겠어' 하는 의구심은 이미 사그라들었다. 과자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무인 과자점이 많이 생기고, 구매자들의 선입견이 사라진다면, 세계 과자점 무인점포도 이제 창업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근방에 편의점에서는 '아이스크림 할인점보다 더 싸요' 하며 현수막을 치고 있었고, 경쟁이 시작되고 있음이 분명했다. 하지만 형님네는 이미 인건비가 엄청 절약이 된 셈으로 출발했으니, 승부를 겨눈다면 이미 기울어진 채 시작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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