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와이프가 이런 물건을 택배로 받았다. 에그 스토리지 박스? 그러니까... 계란 정리함이 온 것이다. 멀쩡한 계란 정리함이 있는데, 왜 이런걸 샀냐고 물어봤다. 계란이 산패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답변이 왔다.
산패라고?...
그래 우리가 산패된 계란을 먹어왔던가... 반박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평소에 이런 물건들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와이프이기에, 처음에는 다 이유가 있겠지 싶다가도, 결국에는 '이것도 그냥 스트레스 풀기에 일종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이 블로그는 와이프가 보지 않는다. 링크를 안알려줬으니 못들어오는 것도 같지만, 내 노트북을 키거나 휴대폰만 열면 빠르게 링크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아얘 철통보안으로 이 블로그를 막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시말해... 와이프가 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적어둔다. 와이프여... 차라리 당당하게 말해줘라, 맘에 들어서 샀다고. 산패이니 건강한 계란이니 그러지 말고, 예뻐서 샀다고 말해줘라...
계란 보관함 주제에 굉장히 크고 아름답다. 게다가 두 개를 구매했는데, 계란알 30구가 안들어간다. 내 마음에 한 번 더 치명타가 왔다. 어쩌지 이거, 이제부터 4,990원 짜리 계란 30구 판을 못사는 건가. 이제부터 청국장 먹인 닭의 알, 목초를 먹고 자란 건강한 알, 뭐 이런 알을 사야하는건가.
냉장고에 넣고보니 그래도 꽤... 괜찮았다. 기존에는 뚜껑은 열어서 계란을 꺼내는 방식이었는데, 지금은 한알 한알 서랍장에서 꺼내는 방식이 되었다. 그래서 서랍장(?)위에 간편학 치즈를 올려놓거나 하는 수납 형태가 또 가능해졌다. 좋긴 좋다. 이래나 저래나 바뀌는 습관은 좋을때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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