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우리 집에 택배로 온 물건이 있다. 후원을 받아 작성해야겠다고 신청단을 신청한 것도 아닌데 갑자기 이런 물건이 우리 집에 올리 없다며 와이프에게 당장 전화했다. 여보, 우리 집에 웬 텐트가 왔어. 아니, 이거 해먹인가? 아무튼 굉장한 게 왔어. 테라... 네이션? 와이프의 반응은 꽤나 단순했다. 응. 그거 우리 언젠가 캠핑 갈 때 있을 거 아냐. 좋아 보여서 하나 샀어.
아니 도대체 와이프는 평소에 무슨생각을 하고 다니는 걸까. 내가 돈 안 번다고, 경제권이 나에게 없다고 이리도 막 써도 되는 건가. 순간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지만. 평소에 와이프는 검색왕이기도 하고, 내가 아이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아이를 살뜰하게 챙기며, 무슨 일이건 지른 뒤에는 거의 후회 없는 결과를 내기에, 군말 없이 나는 우리 집에 배송 온 그늘막 텐트를 찬찬히 뜯어보고 살펴보기 시작했다.
깜짝 놀랄만한 설치 시간
우리가 구입한(?) 카후코후 울트라 원터치 그늘막은 지퍼에서 빼내면 30초 이내에 바로 펼쳐서 설치가 가능하다. 지붕으로 보이는 윗 꼭지에 줄을 힘껏 잡아당기면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무시하고 우산처럼 활짝 펼쳐지는데, 펼쳐진 상태에서 간단히 꽁 묶어주기만 하면 그대로 고정이 되어 나머지 다리 부분만 펴주면 그늘막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놀라 나자빠질만한 설치시간인데. 30초면 내가 우산을 몇 개 필 수 있을까(...).
그늘막? 텐트?
사방으로 매쉬 재질로 되어있는 창이 있어 지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이 그늘막은, 여름이나 봄에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하여 와이프가 그랬던 것 같다. 캠핑이나 가고 싶다고, 그늘막을 옆으로 숯불 통 넣고 양파를 구워 먹고 싶다고. 어찌나 다부지고 황당한 꿈인지 이걸 봄에 구매하셨으니, 게다가 코로나가 한참 유행하는 이때에 어디로든 가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절실하게 느껴졌다. 텐트라면 앞뒤 양옆 사방을 잘 막을 수 있어야 하건만 '그늘막'의 특성상 그렇게까진 할 수 없는 것 같다. 특히나 입구는 간단하게 옷을 갈아입을 수 있을 정도로 가릴 순 있지만 모기가 들어오는 것을 아얘 저지하진 못한다. 간단하게 말해 커튼은 칠 수 있어도 문은 못 닫는 것이다.
텐트는 아니야. 그래도 좋아.
그늘막이라곤 하지만 텐트의 특성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그늘막 안에 들어가면 각종 주머니와 버클이 배치되어 있어 안경이나 물통 같은 것들을 넣고 매달수 있으며, 성인 두 명이 들어가서 취침할 수 있을 정도로 길이와 넓이가 상당하다. 가로가 160cm. 세로가 250cm 정도이니, 내가 뭔지도 모르고 우산처럼 펼치다가 어어어어 하면서 거실 화분을 깨뜨릴만했다.
비록 시국이 코로나요, 캠핑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았거니와 우리 부부는 자동차도 없어서 캠핑을 떠나는 데엔 많은 애로사항이 있지만. 자동차는 곧 구할 것이며, 남편인 내가 곧 제대로 된 경제생활을 할 때까지 캠핑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꿈이 되어버렸다. 테라네이션 그늘막을 사서 더 그렇다. 요번 여름은 어쩐지 이걸 갖고 후덥지고 한적한 어느 해수욕장을 가게 될 것 같다. 아니,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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