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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우환 폐렴. 코로나. 그리고 어린이집 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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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괜찮아... 괜찮아...

지난주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설 연휴로 인한 어린이집 등원을 하지 않았다. 설에 친척을 보러 가지 않았는데, 그 때문에 아이와 함께 있었는데, 월요일에 갑자기 코로나, 우환 폐렴에 대한 엄청난 정보들로 인해 지레 겁을 먹고 또다시 아이와의 생활을 하고 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면 못 들었던 음반을 거실에 틀어놓고, 음반 잡지를 보거나.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독서를 즐겼는데. 그 시간이 온전히 사라진 지 일주일이 다 되어간다. 갑작스러운 사생활이 송두리째 날아가며, 나는 나도 모르게 지쳐갔다. 

 

할 수 없이 시간이 흘러가는대로 아이와 즐겁게 놀아보고자 다짐했다. 아이는 이제 막 4살이 되었으며, 낮잠도 안 자려고 한다. 예전엔 낮잠이라도 잤지, 그래서 커피라도 마셨지. 지금은 하루 종일 놀아달라고 떼를 쓰고 있다. 그러나 말길은 듣는 나이라서, 설거지하고 있다고, 청소하고 있다고, 도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면 참을성 있게 기다려준다. 

 

그런데 오늘은 좀 특별한 날이다. 독서를 못하는 것을, 음반을 못 듣는 것을 못견뎌한 내가, 거실에 내 맘대로 재즈를 틀고, 소설을 마음껏 읽었다. 아이의 취향은 잠깐 무시하고, 조금만 혼자 놀라고 설득을 한 것이다. 아이는 내 말을 곧 잘 수긍해주었고, 무려 한 시간 동안이나 나는 단편소설 3편과 쳇 베이커의 음반을 오로지 들을 수 있었다. 아이는 그동안 찰흙놀이를 비롯해, 자동차와, 색칠놀이 등. 갖가지 장난감을 사방으로 분산시키며 스스로 재미있게도 놀았다. 

 

거실에 텔레비젼이 없는 우리 집은 아이와 내가 어떤 한 매체에 오랫동안 집중한 적이 없다. 책장에 책이 가득 쌓여있어, 그림책을 읽거나, 기타 소도구를 만지는 것이 전부이다. 이렇게 텔레비전 없이 집에서 우환 폐렴 걱정 없이 우리는 재미있게 오늘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금 쓰는 이 포스팅도 놀랍게도 아이와 함께 있을 때 쓰고 있는 것이다. 쾌감이 받쳐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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