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선물로 받은 전자동 커피머신이 저희에게 있습니다. 와이프의 단짝 친구가 사준 거대한 물건인데요. 그때는 네스프레소 커피머신이나, 네스카페 커피머신 등, 커피를 내리는 기구들이 많지 않았고, 직접 분쇄해서 먹는 커피가 한참 유행이었지요. 2017년에 샀으니까. 이제 4년이 지났군요. 세월이 정말 빠릅니다.
저희 가족은 커피를 아주 좋아합니다. 그래서 하루에도 다섯 잔 정도는 꼭 커피를 마셨고, 집에 있는 날에는 매번 켜서 먹었습니다. 정말이지, 닳고 닳게 쓴 제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마 이 에스프레소 머신에 카운터기가 달려있다면, 4000잔은 먹었다고 카운팅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쓴 리뷰가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전자동 커피머신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이 원하는대로 설정을 맞춰서 완벽한 커피를 내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분쇄 조절도 할 수 있고, 에스프레소 추출의 양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스팀도 할 수 있어서 우유를 빠른 시간에 따뜻하게 데울 수 있고, 심지어 뜨거운 물까지 따로 추출할 수도 있습니다. 겨울내에 요긴하게 써먹었던 것 같습니다. 우유 스팀을 한 직후에는 마무리 스팀과 뜨거운 물까지 추가로 배출되면서 스팀기 안쪽에 청결까지 확실히 책임지고요. 우연인지 어쩐지, 이 스팀기로 아침마다 아이에게 따뜻한 우유를 빠르게 주기도 합니다. 특히 겨울에 아이가 따뜻한 우유를 많이 찾았지요.
또 하나 장점은 원두가 아직까지 커피시장에서 많이 살아있다는 점입니다. 어느 커피숍을 가나 원두는 판매하고 있습니다. 커피 맛이 좋으면 그대로 원두를 홀빈(원두를 갈지 않은 상태) 그대로 구입해서 집에서도 버튼 하나 누르면 그 커피숍 그 커피를 그대로 마실 수 있습니다. 아마 이 점은 캡슐커피보다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서나 캡슐 커피를 판매하고 있지는 않잖아요?
이에 반해 단점이 굉장히 많은데, 한마디로 제일 큰 단점을 꼽자면, 관리와 청소가 너무 번거롭다는 점입니다. 측면에 머신을 탈착할 수 있어 청소가 용이하다는 점을 필립스에서 홍보하고 있지만, 이 머신의 청소 주기는 일주일에 한 번씩이며, 세재를 사용하지 않는 선에서 미지근한 물로 세척해야 합니다. 얇은 곳곳까지 커피 찌꺼기가 남아있어 칫솔로도 닦고, 면봉으로 닦고, 건조까지 철저히 마쳐야 합니다. 게다가 식용 윤활유를 발라줘야 하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하는데, 윤활유를 바름으로서 머신이 커피 찌꺼기를 원활하게 배출해주죠.
게다가 석회질 제거 알람이 뜨면 설회질 제거 용액을 따로 구비해야 하는데, 석회질 제거 용액을 사는 비용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처음엔 필립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건너 건너 구매했습니다. 무려 8만 원에 가까운 비용으로 썼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비용이 너무 쌔서 나중에는 검색창에 그냥 '석회질 제거 용액'이라고 치고 가장 싼 제품을 골라 제거를 하기도 했으며, 지금은 알람이 뜨고 나서도 석회질 제거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문제될 건 없습니다. 이미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매하셨다면, 석회질 제거에 대한 생각을 지워버리셔도 무관할 겁니다. 유럽 기타 다른 나라에서는 수돗물 자체가 석회질이 많고, 수돗물을 자체를 먹는데 무리가 없지만, 우리나라는 수돗물도 다른 나라에 비해 깨끗한 편이기 때문입니다. 생각을 바꾸고 석회제거를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6개월 정도 석회질 제거 없이 사용하고 있는데, 설사 라던지, 빈혈이라던지,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제 개인적인 사견이니, 불안하신 분들은 하셔도 나쁘진 않겠죠.
전자동이어서 그런지 소음이 엄청납니다. 원두를 직접 갈아보셨나요? 그 느낌은 마침 두부를 만드는 것과도 같은데, 그걸 기계가 분쇄기로 자동 분쇄한다고 생각만 해보세요. 소리가 부바바바바 엄청납니다. 실제로 신생아였던 제 아이는 아침마다 커피를 내려마시는 아빠를 향해 자주 울곤 했습니다. 어떻게 하냐! 나도 커피는 마셔야 할 거 아니냐... 지금은 제가 원두 가는 소리엔 이미 익숙해져서 한낱 소음으로 생각하긴 합니다만, 여하튼 소음은 다른 커피머신보다 큰 편입니다.
또 하나의 단점은 아래 물 받침대입니다. 아래 보이는 빨간 단추가 올라오면 물받이가 다 찼다는 뜻이며, 때에 따라 물을 비워줘야 합니다. 방심했다간 금방 물이 차올라 홍수가 되어버리고, 어쩔 때는 물이 그대로 고여있어 무거운 전자동 커피 기기를 들어 훔쳐내야 합니다. 사실 그럴 수 있지 뭐 하겠지만, 물만 나오는 게 아니라 소량의 커피 찌꺼기도 함께 배출되어서, 난항을 겪습니다. 제 실제 엄청난 사태를 말씀드리자면, 상판이 원목이었는데, 그대로 커피찌꺼기가 원목에 흡수되어 거무스름하게 올라왔습니다. 현재는 걸레를 깔아놓고 쓰고 있다는 아쉬운 상황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아래 배출구에서는 커피찌꺼기와 물이 함께 배출되는 바. 물받이는 청소하려면 그것도 고생입니다. 곳곳에 숨어있는 난처한 커피 찌꺼기를 또 칫솔과 면봉으로 닦아내는데, 그게 여간 번거롭습니다. 커피 원두 배출기에도 상황은 똑같습니다. 심지어 제대로 닦지 않으면 곰팡이가 생기기도 하는데, 단순히 따뜻한 물로 지지고 말면 계속 두껍게 쌓여버리기에, 모든 청소가 쉽지가 않습니다. 날아다니는 커피 찌꺼기여... 제발 좀 닦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릴 수 없었던 건, 고품질의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를 아침마다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며, 다른 커피머신을 구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실로 이 커피머신으로 저는 엄청나게 많은 커피를 해먹었습니다. 라테, 카푸치노는 기본이고, 연유 라테, 모카라테, 심지어 재료만 충분하면 티라미슈 라테까지 만들어 즐겼습니다. 커피를 맛있게 즐기는 것은 언제까지나 본인의 일이고, 본인의 즐거움이라 할 수 있겠는데, 이런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고 오로지 완벽한 커피, 범적으로 즐길 수 있는 커피를 선택하고자 한다면 비로소 검색끝에는 필립스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고르시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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