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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설날. 맛있게 지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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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에겐 대단히 의미 있는 설날. 저는 그냥 그럭저럭 지내고 있습니다. 와이프와 전날 반찬가게에서 사 온 각종 나물과 모둠전을 간단하게 접시에 담아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모두가 모여서 지내는 이 날. 아얘 아무도 안 보기로 작정한 것은 아니고, 차가 막힐까 봐 다음 주에 아버지 어머니를 뵙기로 했습니다. 

 

오늘 갑작스럽게 고모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한번 얼굴 보는게 어떻겠냐며, 너희 집은 차가 없으며 너희 아버지에게 연락하겠다며, 아버지가 너희를 태우고 오길 바란다며. 당황했습니다. 이미 쉬기로 예상된 오늘과 내일이 갑작스럽게 뒤엉켜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느낌은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모든 연락을 끊으려는 듯 아버지의 휴대폰은 꺼져있었습니다. 

 

쉼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건 당연합니다. 심지어 설날이어도요. 저는 괜히 모여서 복작복작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만 보면 됐죠. 우리가 친척이라고, 그래도 1년에 한 번 봐야 하지 않겠냐고, 그렇게들 말씀하시지만, 제가 폐를 끼치지 않았다면, 뵐 마음도 솔직히 없습니다. 어릴 적부터 고모는 순복음 교회를 운영하시던 분이고, 저에게 지나친 종교 강요를 하시던 분이었습니다. 지금도 만나면 술도 취하지 않으셨는데 하던 말씀을 계속하시고, 굽히지 않는 주장도 반복하십니다. 

 

보기 싫은 친척은 폐를 끼치지 않는 이상 만나지 않을 겁니다. 몸이 한 명이면 모르겠는데, 가족 모두 끌고 가서 내 생활이 백 점 만점에 몇 점인지 평가받고 싶지 않습니다. 오늘 낮잠에 꿈에서 윗 이빨이 몽창 빠지는 꿈을 꿨습니다. 가족과 연을 끊거나 가족에게 불화가 생길 때 이빨이 빠지는 꿈을 꾼다고 하죠. 

 

다들. 설날 안녕하신가요. 저는 그럭저럭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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