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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대장내시경 검사전에 레디프리산 2리터. 물폭탄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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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는 참사가 있었습니다. 대장내시경 약을 복용하고 길을 가다가 그만... 눴기 때문입니다.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레디프리산 2리터. 강력하네...

대장내시경 전날 3일부터 식단을 조절해야하는데요. 일단 3일 전부터 바나나와 흰죽만 먹어야 올바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디 그게 쉽나요.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아 그걸 다 지키진 못하고, 3일 전에는 건더기 스프를 제외한 라면과 네네치킨을 시켜먹고 플렉스 했습니다.

2일 전부터는 본격적인 마음이지만 그래도 세상의 음식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칼국수를 먹었는데요. 칼국수를 매장에서 시키니 세상에. 애호박 잘게 다진 것과 조미김가루가 뿌려져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대장내시경할땐 씨 있는 과일 채소를 금지하고, 김이나 미역 같은 해조류 또한 금지해야한다고 합니다. 김치 등과 같은 고추가루가 들어간 음식도 마찬가지이지요. 콩나물과 미역볶음도 못먹고 오로지 킬국수 면만 먹고 나오는 비참함을 맛봐야했지만, 이것또한 칼국수면 어떠랴 싶었답니다.

 

너구리 라면. 물론 건더기 없는...

하여 어떻게 해서든 지킬것은 지키고 최대한 먹어보면서 자제했지요. 검사 하루전에는 흰죽만 허용되고 저녁도 금식이기에, 이 법칙을 반드시 따라야했습니다. 오랜만에 물배를 채우니까 속이 더부룩하기만하고 기분이 영 나쁘더군요.



레디프리산은 총8포로 구성되어있고, 4번을 먹어야합니다. 레몬향이 섞인 무언가와, 가루가 잔뜩 있는 무언가를 털어서 물500ml를 타서 먹고, 5분에서 10분간 제자리걸음 혹은 뜀박질을 하라고 설명서에 나와있더군요.

1번 복용했더니 배가 미칠듯이 팽창하면서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즉시 회장실로가니, 대장의 모든 음식물을 건조한듯한 여러가지 모양의 대변이 나왔습니다. 그 이후로는 계속해서 설사와 비슷한 변을 하게 되는데, 화장실이 근처에 없으면 난처하기 그지 없습니다. 거의 한 시간동안 8~9번 정도 들락거린 것 같네요.

그렇게 먹고. 이제 먹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물이었으나, 물조차도 오줌으로 안나오고, 돈고로 나오니, 기분이 엿같습니다. 배아파서 갔더니 쪼로로로로.... 그것도 한참을 뱉어내니, 느낌이 정말 우울하더라구요.

대망의 검사날.

아침 다섯시에 일어나서 목마름을 달래기위해 물을 마시려 했건만 또 그놈에 레디프리를 먹어야 하므로 1시간동안 500ml 2두 개, 총 1L를 마시고, 추가로 기포제거제를 추가한 물 500ml를 마셔야했습니다. 금똥이 세 번정도 마려워서 계속해서 화장실에 입각한 후. 지하철에 무사히 탑승했죠.

별 일 없을 것 같았습니다. 참을만했죠. 괄약근에 긴장을 놓지 않으면서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있는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이 있는 제기동까지 가야했습니다.

내가 가야할 곳은 별로 멀지 않았지만...

무탈하게 제기동까지 지하철을 탄 후 입구 밖으로 나오니 갑자기 견딜수 없는 오한과 복부의 팽창이 느껴졌습니다. 너무도 급해서 근처 화장실을 구하러(?) 달렸는데, 저기 먼 곳에 상가 건물이 있었고. 옳타거니 1층엔 화장실 푯말도 보였습니다.

그런데 화장실이 도어락으로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괄약근이 잠시 방심했고, 갑자기 항문에 물풍선이 순간의 단발마처럼 앗 하고 터져 나왔습니다. 아무도 없는 화장실 앞에서 저는 '읏!'하고 작고도 불안한 비명을 토해냈습니다.


이미 대변 상태는 묽고도 묽게 변해 있었고, 소변색깔과 비슷한 노란색으로 거의 노폐물이 없었지만. 그래도 똔구멍에서 나온 배설물이라 찝찝함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뒷골목으로 가서 바지와 빤스를 벗고 쭉 짜내고... 시간이 늦으면 한없이 기다려야 하니 서둘러 목적지로 향해야했습니다... 그것도 똔싼바지로요...

누군가 나의 모습을 보고 손가락질한다면... 그리고 똔쌌냐고 물어본다면... 이건 그냥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지하철에서 흘린 것이라고 말해야겠다 생각했답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이를 눈치챈 사람은 없었습니다. 냄새도 없어서... 다행이구여...

대장내시경의 시간이 다가오면, 화장실에 갈 시간들을 되도록이면 타이트하게 잡으시기 바랍니다.

또 재미있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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